'휘청대는 대우조선' 10만명 생계 걸렸는데..도지사·시장은 안보인다
2년전 STX조선 파업 때 김경수·허성무 등 노사정 협약 이끌어내
(거제=뉴스1) 강대한 기자 = 경남 경제의 큰 축을 맡고 있는 거제 대우조선해양이 사내 하청노조의 강성 파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서 파업현장을 찾아 사태 해결에 공을 쏟지만, 정작 경남의 수장인 박완수 도지사와 박종우 거제시장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남도와 거제시는 이 사태의 키(key)를 쥔 산업은행을 상대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물밑작업에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이 회사 관련 근로자는 원청 직원 1만여명과 사내협력사(하청) 직원 1만1000여명에 이른다. 그밖에 사외협력사와 기자재 협력사에 소속된 직원들은 8만명이다.
대우조선 관련으로 약 10만명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사천·밀양시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며, 의령군 인구보다는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현재 이들 대부분이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120여명이 파업에 돌입, 지난달 18일부터는 회사 메인 도크(건조 공간)인 1도크를 점거하면서다.
이들은 Δ임금 30% 인상 Δ상여금 300% 인상 Δ노조 전임자 인정 Δ노조 사무실 지급 등을 사내협력사에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달 22일부터는 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도크 내 1㎥ 정도의 박스형 철 구조물을 만들어 스스로 들어가 갇혀 있다. 인화성 물질인 시너 2통을 휴대하고 있다.
협력사 측은 하청지회 요구가 무리하다며 수용을 거부해 노·사가 아직 합의안을 못 찾고 있다. 경찰은 하청지회 지회장과 부지회장 2명을 상대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유혈 사태를 우려해 사실상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물리력을 동원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회사는 6월에만 28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며, 하루 매출액 260억원 감소와 고정비 60억원 손실이 이어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은 42일째에 접어들었다.
좀처럼 파업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치권에서 먼저 나섰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대우조선 점거농성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을 만났다.
진성준·강민정·우원식·김정호·김주영·장철민·박영순·이동규 국회의원 등은 정치권에서 이번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회사 밖에 있는 민주노총 경남지부와 하청지회 간부들을 만났고, 잇따라 대우조선 원청와 협력업체 경영진들과 면담했다.
지난 11일에는 거제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 지난 8일에는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도 파업 현장을 찾아 문제해결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작 대우조선이 위치한 지역의 단체장들은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2년전 창원시에 위치한 STX조선해양(현 케이조선)의 파업에 도지사와 창원시장이 적극 나섰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20년 6월 금속노조 STX조선지회가 파업에 돌입해 7월쯤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당시 사측이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자구안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마다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반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대강으로 대치했다.
이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도청 앞에서 열흘째 단식농성 중인 STX조선지회 천막을 찾아 조합원들을 위로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볼 테니, 단식은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나 STX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한 노사정 협약식을 이끌어냈다. 회사는 신속한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노동자 고용유지에 최선의 노력을, 노조는 회사의 투자유치 또는 매각 과정에서 경영 정상화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행정에서는 노동자 생계지원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STX조선 사례를 경험한 도민들 사이에서는 현 도지사·시장의 대응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30대 거제시민 김모씨는 “이제는 대우조선 안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게 됐다. 하청노조에서도 명분 없이 발 빼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마당에 도지사든 시장이든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는 대우조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완수 도지사 역시 경제국장 등에게 해당 사안을 보고 받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 좋은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이날 오전 파업 현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과의 협의가 성사되면 행정적으로 도울 부분이 없는지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취임 이후 각 면·동을 순방하며 주요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대우조선소가 위치한 옥포동 순방 일정에 먼저 대우조선부터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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