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닷새 만에 등장..광주 무등산 오른 까닭은

박기범 기자 2022. 7. 1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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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제함 과시..'서진정책' 상징에서 개혁 의지 드러내
PK·강원 중심 윤핵관 겨냥..통합 외친 尹대통령 공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쳐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광주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지난 8일 이후 5일 만이다. 자신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서진(西進) 정책'을 상징하는 광주 방문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은 물론 당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님이 무등산 서석대에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서석대에서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다.

이 대표는 사진과 함께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번 꼭 와봐야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무등산의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확정된 8일 오후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비공개 일정을 이어갔다. 이 기간 측근들조차도 이 대표가 머무는 곳은 측근들도 알지 못했다.

이 대표 자택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 명의의 내용증명이 도착했으나 부재중이라 전달하지 못했다는 안내서가 부착되면서 이 대표가 지역 방문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행적을 공개하는 첫 번째 장소로 '광주'를 선택한 배경에는 당 대표로서 건재함과 당 개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임기 동안 외연확장을 강조하며 보수정당의 불모지로 꼽히는 호남지역 공략에 집중해왔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광주 복합쇼핑몰 설치를 공약하며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고, 구체적으로 득표율 20%를 목표로 내세웠다.

선거 결과 윤석열 대통령은 광주에서 12.72%, 전남에서 11.44%를 득표하며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방선거에서도 호남지역 출마자에 대한 특별당비를 지원하는 등 서진정책을 이어갔다. 그 결과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15.90%), 이정한 전남지사 후보(18.8%)는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고, 호남에서 기초·광역의원 7명을 배출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2일 호남을 찾아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광주와의 약속'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한 것은 당 대표로서 자신이 추진한 서진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징계를 결정한 배후로 지목한 친윤(친윤석열)계를 겨냥한 행보란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는 당의 핵심 지지층은 PK(부산·울산·경남)와 강원권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외연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들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서진정책에 함께 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란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윤 대통령의 국민통합 행보를 상기시키며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의 차별화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도 징계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보다는 '개혁'의 명분을 갖춘 메시지로 자신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당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면서 당내 위기 수습에 나선 상황에서 섣불리 이 대표가 대응할 경우 '혼란을 부추긴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리위 재심 청구나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있지만, 리스크가 더 크다는 평가다. 재심 청구의 경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윤리위 징계가 법적으로 인정돼 정치적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앞서 이 대표는 당원가입을 독려했는데, 당내 우호세력을 확보해 향후 당권 경쟁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질 때 이 대표가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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