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밟고 난동 '촉법소년'..이미 10여 건 범죄
[앵커]
술에 취한 중학생이 경찰 순찰차에 올라가 행패를 부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었는데, 이미 10건 이상의 다른 범죄를 저질러 수사 대상에도 올라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정인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0대 소년이 긴 플라스틱 막대를 손에 든 채 파출소 문을 발로 찹니다.
경찰관들을 바깥으로 부르더니 이번엔 순찰차 위에 오릅니다.
"나와!"
"이리 와라. (싫어.)"
경찰관들이 다가오자 막대를 주위로 힘껏 휘두르기까지 합니다.
이 소년은 중학교 2학년생인 A 군입니다.
만 13살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에 속합니다.
이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자리를 뜨면서 별다른 피해 없이 상황은 7분 만에 끝났지만, A 군 친구가 촬영한 영상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A 군은 이미 무인상점을 털거나 자전거를 훔치는 등 10여 건의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거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CCTV를 토대로 A 군의 난동에 적용 가능한 혐의가 있는지 조사한 뒤 A 군에 대해 형사 입건은 못 하더라도 기존 사건들과 병합해 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계획입니다.
소년부에 송치되면 전과는 남지 않고, 최대 '소년원 2년 수용'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전에서 훔친 차량으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가 배달 아르바이트생을 숨지게 한 것도 촉법소년이었습니다.
당연히 형사 처분을 피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살인과 강도·절도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3만5천여 명.
이 가운데 만 13살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촉법소년 기준을 낮추자고 주장하는 쪽에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승재현 / 한국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촉법소년이라는 걸 알고 악용하고 있는 소년에게 전혀 개선·교화 효과가 없는 보호처분을 부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촉법소년 나이 하향으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형사처벌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필요하고….]
형사 처벌을 무조건 강화하는 것 자체가 능사는 아니지만, 촉법소년들의 사회적 책임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할 때입니다.
YTN 정인용입니다.
YTN 정인용 (quoteje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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