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유튜브 구독·조회수도 코스피 연동?

박지은 기자 2022. 7. 1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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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약세로 패배감.. 콘텐츠 구독도 이탈]
조회수 최대 30% 빠졌다는 분석도..
일부 '돈 아끼는 팁' 등 전략 선회

‘코스피 또 남은 악재가 있다고?’ ‘경기침체 경고! 개미투자자 행동 가이드’ ‘미국 주식 바닥 이것에 달렸다’…. 최근 언론사들이 선보이는 주식·경제 영상 콘텐츠 제목들을 보면 침체된 주식 시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투자 열풍이 불던 국내외 주식 시장이 올해 들어 유동성 축소와 함께 하락장이 본격화된 추세다. 이른바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들이 주식 시장을 떠나면서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 상황. 지난 2020년 시작한 주식 열풍을 타고 유튜브 채널 등 주식·경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던 언론사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언론사 주식·경제 유튜브 담당자들에겐 “주식 거래량이 빠진다는 건 시청자(구독자)들도 빠지는 것”으로 통한다. 지난 5월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해외증권투자는 8107억 달러로, 작년 4분기 대비 240억 달러 감소했다. 또 지난 3일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조3009억원이라고 집계했는데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20년 2월(3조702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국내외 주식 투자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언론사 주식·경제 유튜브 채널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조회수 정체와 구독자 증가 폭 둔화를 겪고 있다. 언론사를 포함해 경제·금융 전문 유튜버 채널들 전반적으로 조회수가 30%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젊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종목 리딩에서 벗어나 투자 전략, 업종 분석 등 이른바 ‘공부하는’ 콘텐츠 수요가 급증했지만, 최근 시장 약세와 맞물려 손실이 이어지고 ‘열심히 공부해봤자 안 된다’라는 패배감이 늘면서 구독자 이탈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매일경제 관계자는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꾸준하지만, 변화된 시장 상황으로 트렌드가 주식·암호화폐·부동산에서 예적금, 채권 등으로 바뀌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포털, 지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그동안 삼성전자, 카카오, LG에너지솔루션 등의 키워드들이 잘 먹혔는데 이제는 작년에 비해 관심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주식·경제 콘텐츠에 대한 줄어든 관심을 실감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주식투자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TV’는 지난 4월부터 투자하면서 돈 아끼는 팁을 소개하는 ‘짠코노미’ 코너를 선보이고 있고, 매일경제신문의 ‘자이앤트TV’에선 부동산 조각 투자 등 대체투자를 다룬 콘텐츠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연합뉴스경제TV’는 투자자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이 되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전문가 한 명이 출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상반된 의견의 전문가 여러 명이 나와 토론하는 월요일 저녁 ‘인포맥스 라이브’가 대표적이다.

주코노미TV를 진행하는 나수지 한국경제 기자는 “2년 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하락장일 때는 개인 투자자가 적었고, 오히려 떨어진 주식 중 무엇을 사고 투자를 시작할지 고민들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의 주가가 다 떨어진 상태라 독자들은 관련 콘텐츠를 보고 본인의 손실을 상기시키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난 2년처럼 계속 뜨거울 수만은 없다고 생각해 길게 보고 전략을 세워가는 중”이라며 “시황, 유망 업종 정보에 대한 수요가 지난 2년 동안 굉장히 높았다면 현재는 자산 관리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주식 하락장이지만 재테크 수요가 여전히 높고, 주식투자가 이미 대중화됐다는 점에서 주식·경제 콘텐츠 시장을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이데일리가 글로벌마켓센터를 신설해 해외 주식·기업 분석 정보 특화 기사와 영상·유료 콘텐츠 등을 선보이려는 이유다. 이정훈 이데일리 글로벌마켓센터장은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만 400~500만명 정도다. 이제 해외주식을 우리나라 낮 시간에도 사고팔 수 있게 됐고, 국내 기업에 비해 아직 제공되는 투자 정보가 한정적이라 기회가 있다”며 “이제는 좋은 기업은 올라가고 나쁜 기업은 내려가는 개별 종목 장세가 형성됐다. 시장이 나빠도 똘똘한 개별 기업을 찾아낼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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