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계대출 -8000억원, 통계 작성 이후 최초 순감소
금리 인상·DSR 규제 확대 등 영향
올 상반기 가계대출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인상되고 올 초부터 차주(대출받은 사람)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대된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올 1~6월 가계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별로는 1~3월에 총 4조6000억원 줄었다가 4~6월에 3조8000억원이 늘어 상반기 전체적으로 순감소를 기록했다.
반기 단위 가계부채가 줄어든 것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2020년 상반기 36조4000억원에서 그해 하반기 75조8000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63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정부가 대출총량규제를 한 하반기에 44조원으로 낮아졌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은 7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전월(1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은 축소됐다. 가계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4월과 7월에 각각 10.0%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은행 및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2조8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금융위는 집단대출 실행 확대와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계속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 5월 40만4000가구로 4월보다 14만6000가구 늘었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및 비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2조1000억원 감소해 5월(2000억원)에 일시 증가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2000억원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전월(3000억원)보다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세대출(9000억원), 집단대출(7000억원)을 중심으로 1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은 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진행 중이어서 차주의 부담과 금융사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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