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원톱' 권성동..내홍 불씨 안고 리더십 시험대에

이재훈 2022. 7. 12. 2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으면서 '원톱' 체제로 당을 이끌게 된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오는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당 안팎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임기 초 검찰개혁 법안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번복하는 위기를 딛고 차근차근 리더십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불안정한 '6개월 직무대행 체제'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권 "갈등 해소된 만큼 민생 집중"
이준석 사태 '사고'로 유권해석
윤 대통령 만나 직무대행 건의
대통령실과 긴밀소통 보였지만
당 내홍 다시 불거질 변수 많아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내 분향소가 마련된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을 방문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으면서 ‘원톱’ 체제로 당을 이끌게 된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오는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당 안팎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임기 초 검찰개혁 법안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번복하는 위기를 딛고 차근차근 리더십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불안정한 ‘6개월 직무대행 체제’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대행은 12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내 혼란 상황들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어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직무대행 체제를 빠른 시간 내에 인정해줬다”며 “갈등 상황이 해소된 만큼 당이 정부를 뒷받침하고 국민들의 가렵고 어려운 곳 긁어드리는 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권 대행은 지난 4월8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같은달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당 안팎의 반발이 이어지자 “저의 판단 미스가 있었다”며 세 차례나 사과하고 합의를 번복했다. 이 때문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오판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5월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허위 스펙 쌓기’ 논란을 두고 “대한민국에 빈부 격차가 엄연히 존재하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교육을 받는 수준에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해 비판을 샀다.

하지만 5월 말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됐던 윤종원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장의 인사를 두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 등이 중심이 된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 모임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친윤계 내부 이견을 정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원 구성 협상을 하던 도중 대통령 특사단장으로 필리핀에 다녀오면서 비판을 샀다가 국회의장단 합의 선출로 파국을 면하기도 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 ‘사고’ 상황에서 당헌·당규를 빠르게 해석한 뒤 지난 10일 윤 대통령과 만나 이를 보고하고, 11일 의원총회를 통해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받으면서 당내 혼란을 조기에 잠재우는 모습도 보여줬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권 대행이 ‘당에서 유권해석 해보니 이준석 대표 징계를 ‘사고’로 봐 직무대행으로 운영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고, 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그렇게 해보라고 말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권 대행의 리더십을 두고 당 안팎에선 평가가 엇갈렸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 임기 초반 허니문 기간도 지켜내지 못한 대통령 지지율, 전례 없는 당 대표 중징계 상황까지 녹록지 않은 악재가 이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실과 함께 보조를 맞추며 당내에선 무난한 리더십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도 “다만 ‘검수완박’ 중재안 때나 원 구성 협상 지연 상황 등을 보면 외부 협상 국면에서는 뭔가 답답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권 대행 체제를 두고 여권의 한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이준석 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전당대회를 열 수 없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원만한 수습에 동의한 것이지, 권 대행에게 힘을 실었다고 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임시로 봉합한 것 같은 직무대행 체제는 최대 6개월 간의 정전 협정 같은 것”이라며 “당권 주자들이 새로운 명분이 등장할 때까지 지금 상황을 일단 두고 보자는 식으로 추인한 것이어서 굉장히 불안정한 체제”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