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런 사람"..MBTI '과몰입'하지 마세요

이충헌 2022. 7. 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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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엠비티아이' 검사라고,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간단한 문답을 통해 사람 성격을 열여섯 가지로 구분하는데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줄줄 외우고 있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혈액형이나 별자리로 성격을 따져보던 것과는 또 다르죠.

그런데 이런 구분짓기가 재미로 알아보거나 가볍게 참고하는 데 그치는게 아니라 실제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아르바이트생 뽑는데 이렇게 MBTI를 따지는 사례가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성향을 이해하기 보다 상대를 쉽게 단정짓고, 편견을 만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회사, 직장인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제부턴가 혈액형 대신 MBTI가 화제입니다.

["(I겠다 E겠다는 보이지 않나?) 저 E 같다면서요, 나 완전 I인데."]

["(인프피(INFP)들 약간 한결같기는 하지.) 망상 많이 하고 되게 내향적이고."]

MBTI는 4가지 지표를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 등 각각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모두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이 남성의 성격유형은 이른바 '예술가형'이라는 ISFP입니다.

회사에 잘 다니곤 있지만, 자신의 MBTI 유형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이형규/서울 종로구 : "'ISFP'라고 하면 누워있는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얼마 전에 TV에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뭔가 되게 게을러 보이고 누워서 일어나고 싶어 하지 않아 하고 그런 이미지가 조금 있죠."]

MBTI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어 연속 선상에 있는 사람의 성격을 틀에 가둡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성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겁니다.

더욱이 "넌 이런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을 못 박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홍유주/서울 서초구 : "MBTI가 뭐다라고 하면 '저 사람은 저럴거야'라고 주입을 시키니까 그 사람들도 그걸 약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안 좋은 것 같아요."]

MBTI는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많아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

[오주영/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네 가지 항목의 하나하나는 재현성이 높은 편인데 하나하나가 다 맞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16가지 중의 하나가 재현되려면 확률이 생각보다 떨어지게 됩니다."]

성격 특성을 쉽게 파악하는 데 유용한 MBTI, 하지만 이를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다양한 사람과 취향을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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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기자 (chleem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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