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억년 전 '태초의 빛' 관측 길 열려..우주 생성 비밀 풀까
천체 촬영 첫 공개
지구서 출발 6개월여 만에
‘SMACS 0723’ 은하단 촬영
완전한 컬러 사진 첫 전송
큰 중력이 렌즈 돋보기 역할
“멀리 있는 은하 확대 가능”
빅뱅 직후의 별빛 포착 계획
현존하는 우주망원경 가운데 가장 강력한 관측 능력을 지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천체 촬영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SMACS 0723’이라는 이름의 은하단 사진을 공개했다. 완전한 컬러로 촬영된 이 사진은 이날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에도 실렸다.
NASA는 은하단 ‘SMACS 0723’ 사진이 적외선을 이용해 찍은 천체 모습 가운데 가장 선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에 따르면 ‘SMACS 0723’에 등장하는 개별적인 점이나 소용돌이는 모두 은하들이다. ‘SMACS 0723’에는 이런 은하가 수천개나 모여 있다. NASA는 이 은하단이 46억년 전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별들이 좁은 구역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은하단 ‘SMACS 0723’이 만드는 중력은 대단히 크다. 이 때문에 ‘SMACS 0723’은 ‘중력 렌즈’ 현상을 만든다.
중력 렌즈란 중력이 우주 공간을 뒤틀면서 돋보기 같은 효과를 내는 일이다. NASA는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이렇게 되면 멀리 있는 은하를 확대해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난해 12월25일 발사됐다. 현재는 우주에서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2 라그랑주 점’에 떠 있다. 지구에서 160만㎞ 떨어진 지점이다. 달과 지구 사이 거리의 4.2배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발사 뒤 반년 넘게 각종 장비의 점검을 거쳐 천체 사진 촬영에 들어갔고, 이날 완전한 컬러 상태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전에는 색상이 불완전한 사진이 일부 공개된 적이 있다. NASA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2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12일 오후 11시30분)에 은하단 ‘SMACS 0723’ 사진 외에 다른 촬영물 4건도 공개했다. 공개될 천체 사진 가운데 하나는 ‘용골자리 대성운’이다.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보다 수십배 큰 별이 태어나는 곳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개발과 제작에 100억달러(13조원)가 들었다. 1990년 발사돼 노후화된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속 주자로 삼기 위해 많은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허블 망원경이 주로 인간의 눈이 느끼는 가시광선 영역을 관측하는 반면, 제임스 웹 망원경은 적외선에 집중해 관측한다. 적외선 영역으로 우주를 관측하면 더 먼 거리의 별을 볼 수 있다.
NASA는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우주 형성 직후인 135억년 전에 생성된 별빛을 잡아낼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우주가 어떤 흐름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됐는지를 규명할 확실한 증거를 찾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체가 살 만한 외계 행성을 탐색하는 데에도 쓰일 예정이다. 외계 행성의 대기에 어떤 물질이 섞였는지 알아낼 관측 장비를 실었기 때문이다. 만약 외계 생명체의 징후라고 볼 만한 현상을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찾아낸다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건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과학계에선 나온다.
NASA는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과학자들은 은하의 질량과 나이, 역사 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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