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도 무너졌는데" 다음 날 그곳에서 결국 숨졌다

김보미 기자 2022. 7. 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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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일) 오전 인천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흙더미가 무너져내려 작업하던 60대가 숨졌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시공사 대우건설의 협력업체 소속 측량기사와 신호수, 포클레인 작업자 등 9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어젯밤 흙이 무너진 사실을 현장소장에게 보고했는데도 안전장치 설치 없이 작업이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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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장에게 보고했는데 안전장치 설치 안 해"

<앵커>

오늘(12일) 오전 인천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흙더미가 무너져내려 작업하던 60대가 숨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어젯밤에도 토사가 무너져 보고했지만, 안전 조치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입니다.

오늘 오전 10시쯤, 60대 작업자 A 씨가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숨졌습니다.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오배수관을 매설하기 위해 땅을 파다가 흙이 무너진 것입니다.

A 씨는 이 오배수관을 매립하기 위해 뒤로 보이는 2~3m 깊이의 구덩이에서 측량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현장 작업자들은 어젯밤에도 같은 곳에서 흙이 무너졌다고 말합니다.

[현장 작업자 : 어제저녁에도 무너졌었거든요. 장마철이다 보니까 물을 먹었거나.]

사고 현장에는 시공사 대우건설의 협력업체 소속 측량기사와 신호수, 포클레인 작업자 등 9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어젯밤 흙이 무너진 사실을 현장소장에게 보고했는데도 안전장치 설치 없이 작업이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현장 작업자 : 소장님한테 얘기했대요. 우리 하청 소장님한테 '여기 무너졌다'고, 흙막이 작업이라고. (그 작업을 해야) 흙을 막죠. 위험하면, 흙이 무너질 것 같으면 그렇게 해야죠. 그걸 조치를 안 하고 시작한 게….]

현행법에 따르면 땅을 1.5m 이상 굴착하는 경우에 경사를 완만하게 하거나 흙막이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작업 현장이 인도와 맞닿아 있어 폭이 좁아 땅을 파낸 경사도도 직각에 가까웠다고 현장 작업자들은 설명합니다.

대우건설 측은 "흙이 무너졌었다는 보고는 받은 적은 없다"면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공사 금액 50억 원이 넘는 현장인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고,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박기덕)

김보미 기자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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