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조국 사태 오판, 진보 정치에 큰 상처 남겼다"

"진보정당 1세대 실험 끝났다"..정의당 10년 평가서에서 '차기 리더십' 강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6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사진취재단)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2일 "'조국 사태' 국면에서의 오판으로 진보 정치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날 정의당 홈페이지에 공개한 '정의당 10년 역사에 대한 평가서'에서 "일전에도 거듭 사죄드린 바 있지만, 조국 사태와 관련한 당시 결정은 명백한 정치적 오류였다. 이 사건은 제게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심 의원은 최근 잇단 선거 패배 책임론의 중심에 본인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저는 정의당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개별 행위자로서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고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고 본다.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23년간을 버텨 왔지만, 우리는 미래를 열지 못했다. 그 지난한 과정에서의 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특히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며 "이제 차기 리더십이 주도할 근본적 혁신은 주류세력 교체, 세대교체, 인물교체를 통해 긴 호흡으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심 의원은 당 안팎에서 제기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부 당원들께서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2년 남짓 활동한 비례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요한 책임의 몫은 저에게 돌려달라. 더 깊이 성찰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책임질 방안이 무엇인지 숙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호진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비례대표인 류호정 장혜영 강은미 배진교 이은주 의원(비례대표 순번 순) 5명이 일괄 사퇴하고 이 자리를 새로운 인물로 채워야 한다는 쇄신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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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