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사 대신 간호조무사가 봉합..수술실에서 무슨 일이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도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피부를 꿰매는 수술을 간호조무사가 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의료법상 수술은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합니다.
MBC가 수술 영상을 입수해서 봤더니, 수술실에 의사는 없었고 간호사는 간호조무사를 보조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의 한 종합병원 수술실.
수술대에 누운 환자 앞에 한 남성이 실이 달린 바늘과 집게를 들고 앉아 있습니다.
이 병원의 간호조무사입니다.
그런데 환자 발목의 피부 사이로 바늘을 넣고 실을 잡아당기며, 직접 수술을 합니다.
[제보자] "봉합수술. 봉합이죠. 의사하고 수술 같이 하고, 그리고 의사는 이제 그러겠죠. '마무리 좀 부탁해', 원래는 의사가 다 해야 돼요."
수술 부위를 꿰매는 건 분명히 수술의 일부로, 의료법상 의사의 몫입니다.
간호사가 해도 불법인데 간호조무사가 하고 있는 겁니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수술실.
역시 의사는 보이지 않고 같은 조무사가 봉합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간호사가 가위 같은 수술도구를 건네주고, 실을 잘라내며 조무사를 보조합니다.
조무사가 간호사에게 수술 일정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A 간호조무사] "내일 아스로(관절 내시경 수술) 2개로 알고 있는데, <아스로 3개, 오후에 2개 오전에 1개>‥ 수요일날만 없으면 돼."
이번엔 다른 간호조무사가 수술대 위의 환자의 무릎 쪽에 주사를 놓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수술이 끝난 뒤 마치 의사처럼 환자에게 수술 경과를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B 간호조무사] "실 뺄 때 피날 수 있죠. 그런데 지금 하다보니 그런 건 없어요. (괜찮아요?) 네. 지금 너무 쪼이진 않죠?"
의원급 1차 의료기관에선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조무사가 주사를 놓을 수 있지만 종합병원에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조무사의 처치가 끝나고 마취가 풀리면 환자들이 석연치 않게 느끼는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제보자] "환자가 막 물어봐요. '이거 왜 이렇게 삐뚤어요?' (그러면) 의사 선생님이 설명해줄 겁니다. 그렇게 하고 넘겼는데, 짐작은 가죠. 개판으로 꿰매놔서 사고가 생겼구나‥"
이 병원의 내부 관계자들은 간호조무사들이 최소 석 달 이상 봉합수술 등 의료행위를 해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봉합은, 잘못하면 감염이나 괴사를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인력인 의사가 하도록 돼 있습니다.
[정이원 / 변호사 (의사 출신)]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수술을 마무리하는 봉합이나 (주사나 시술 같은) 침습적인 행위를 하게 되면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합니다."
병원의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병원 측은 취재진과 만나 "의사가 바쁠 때 특정 과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공문을 보내와 "일부 처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면서도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은 일체 없었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병원 조무사들의 불법 의료행위 영상을 모두 확보했고, 조만간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의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이성재 김준형/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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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민환 이성재 김준형/영상편집: 권지은
김상훈 기자 (s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87513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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