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20대 청년, 전남 함평으로 귀촌한 사연은?
[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7월 주제는 청년인데요.
오늘은 서울을 떠나 전남 함평으로 귀촌한 20대 청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권희범 PD,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피디]
네, 안녕하세요.
[앵커]
20대 청년의 귀촌, 흔한 사례는 아닌데요.
어떤 사연이라도 있을까요?
[피디]
네, 오늘 소개해드릴 사례는 28살 한대윤 씨 이야기인데요.
대윤 씨는 4년 전 연고도 없는 전남 함평으로 귀촌했습니다.
귀촌 이전까진 쭉 수도권에서만 살아왔다고 하는데요.
먼저, 귀촌하고 난 뒤, 특별한 경력까지 가지게 된 한대윤 씨 이야기 먼저 보시겠습니다.
[내레이션]
올해 28살, 한대윤 씨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전남 함평의 오두마을입니다.
지난 3월까지 살다가 마을을 떠난 지 벌써 석 달이 흘렀습니다.
[한대윤 / 28 : 어르신들 봬야지 봬야지 하다가 늦게나마 오두마을 어르신들 뵈러 갑니다.]
[한대윤 / 28 : 차 태워 주셔서 방송국에서 같이 왔어요. 안색은 좋아지셨어.]
[이종하 / 85 : 그러게, 좋아졌는디…. 저승으로 갈 정도 됐어]
[한대윤 / 28 : 아니죠]
스스럼없이 농담을 건네는 대윤 씨.
마을 어르신들은 오랜만에 대윤 씨를 보자마자 아쉬운 마음을 먼저 털어놓습니다.
[이종하 / 85 : 젊은 사람이 (이장)하니까 동네 젊은 애들이 합작해서 동네 활성화가 될 것 같더라고. 내 속으론 아쉬워, 좀 더 했으면 좋겠는디….]
[이윤식 / 86 : 젊은 사람이라 우리랑은 생각이 달라. 정이 들려다가 떠나버렸어.]
아니 대윤 씨,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이장이라니?
[한대윤 / 28 : 함평에 귀촌 4년 차고, 전 최연소 이장 출신이고요. 28살 한대윤이라고 합니다.]
[한대윤 / 28 : 오두 마을에서 저 (이장) 하기 전 이장님이 엄청나게 오래 하셔서 근데 이 이장님도 '나 안 할래' 하고 마을 분들도 '그만 하세요.' 근데 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럼 아무도 할 사람 없으니까 '대윤이가 해라' 어르신들이 '대윤이가 해라, 대윤이가 해라', 그렇게 됐어요.]
엉겁결 전국 최연소 이장 타이틀을 달게 된 대윤 씨.
대윤 씨가 이장이 된 오두마을엔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마을 쓰레기장과 벽화, 유튜브 방송까지.
오두마을 어르신들이 대윤 씨를 그리워하는 이유입니다.
[한대윤 / 28 :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었죠. 함평을 좀 알리고 마을도 알리고… 설날에 '얘들아, 내려오지 마라, 코로나인데 설날에 다 건강하게 지내라', 이런 것 했거든요. 그림도 좋게 나오고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서울의 유명 사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대윤 씨는, 어쩌다가 연고도 없는 전남 함평까지 내려와 이장까지 떠맡게 됐을까요?
[한대윤 / 28 : 원래 대학교만, 6년 동안 다니다가 '답이 없음'을 느끼게 되는 시기들이 오잖아요. // 제가 '이제 뭐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이제 주변 분들한테 얘기하고 다니다가 (선배가) 나 귀향할 건데 '뭐 생각 있으면 내려와라', 그래서….]
그렇게 내려온 함평.
그리고 2년의 이장 생활.
우연의 연속이었지만, 대윤 씨에게는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장을 마친 뒤에도 대윤 씨는 서울 대신 함평에 남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한대윤 / 28 : 지역이 소멸해가고 있는 문제가 굉장히 크고. 교육을 살리는 것만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그려갈 수 있는 방법이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해서]
또래 친구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한대윤 / 28 : 다들 가야만 하는 길들을 가는 것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더 크지 않았나. 자기 길을 가는 친구들이 훨씬 불안감을 덜 느끼고 잘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내 길은 내가 간다', 다른 친구들이랑 나는 다르다.…]
[김 할머니 / 89 : 뭐여?]
[박 할머니 / 92 : 몰라. 이것이 무엇이여?]
[김 할머니 / 89 : 뭐여?]
[한대윤 / 28 : 국수, 국수]
[김 할머니 / 89 : 국수?]
[김 할머니 / 89 : 감사하게 잘 먹겠습니다.]
대윤 씨는 '청년들의 삶이 꼭 팍팍한 대도시에서만 가능할까?' 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그곳이 어디든 한 번쯤 직접 부딪치고 살아본다면,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 대윤 씨의 선택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용기가 대단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대윤 씨가 농촌의 어르신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다던가요?
[피디]
네, 대윤 씨는 비법으로 3가지를 꼽았는데요.
일 같이하기, 밥 같이 먹기, 그리고 이야기 잘 들어드리기를 꼽았습니다.
그중 이야기를 잘 들어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앉은 자리에서 8시간 정도는 이야기를 들어드릴 수 있는 인내심이 있다면 어르신으로부터 마을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직접 살며 깨우친 재미있는 답변이군요.
대윤 씨의 앞으로 인생 계획도 궁금한데요.
[피디]
네, 앞서 보신대로 대윤 씨는 이장 생활을 마치고 지역 아동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귀촌과 이장 경험을 통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게 대윤 씨의 설명입니다.
앞으로도 함평에 거주하면서 농촌 지역의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대윤 씨가 근무하는 곳인 지역 아동센터의 센터장도 농촌 지역에서 청년들이 해주는 역할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소영 / 꿈이룸지역아동센터장 : 아이들의 교육 격차 해소에 청년들이 해주는 역할들이 아주 큽니다. 도시와 농촌 간의 이런 격차도 있었지만 지금 코로나 때문에 그 지역에 대한 격차보다도 이미 많은 부분의 격차가 생겨버렸거든요. 그랬을 때 청년들이 촘촘하게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요, 겪어봤던 경험도 그렇고 배움도 그렇고…]
[앵커]
농촌 지역도 청년들의 귀촌을 크게 반기는 상황이군요.
모레, 목요일에도 청년들의 귀촌 이야기가 계속된다고요?
[피디]
네, 지난해 기준으로 귀농·귀촌인은 약 52만 명인데요.
그중 45.8%가 30대 이하 청년이었다고 합니다.
도시에서의 팍팍한 삶을 뒤로하고 귀촌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많은 건데요.
최근 청년들이 어떤 이유로 귀촌을 결심하게 됐으며 귀촌한 뒤 삶은 어떤지, 전북 완주의 한 마을을 찾아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권 피디, 수고했습니다.
YTN 권희범 (kwonhb054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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