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흥과 한의 남도소리를 전하다..'소리꾼' 홍승자
[KBS 창원] [앵커]
판소리와 단가, 민요를 아우르며 전라도와 경상도 남서부, 충청도 일부 지역에 전승돼 온 남도소리는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하는데요.
경남을 기반으로 남도소리를 알려온 소리꾼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흥과 한이 응축된 노래, 홍승자 씨의 아리랑에는 소리꾼으로 한길을 걸어온 뚝심과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김해 한 초등학교, 가요에 익숙한 아이들이 신나게 우리 소리를 따라 부릅니다.
전통음악을 따분하고 어렵게만 느끼는 아이들에게 홍승자 씨는 소리의 신명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홍승자/무형문화재 제14호 강산제 심청가 이수자 : "어려서부터 국악을 접해야만 어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덕분에 아이들은 흥겨운 민요와 함께 우리 음악의 소중함까지 배웁니다.
[이유준/김해 분성초 6학년 : "즐거워요. 막 흥분될 때도 있고 민요를 발전시킨 조상님들이 너무 감사하고…."]
무형문화재 제14호 강산제 심청가 이수자 홍승자 씨에게 ‘심청가’는 한 몸처럼 익숙한 판소린데요.
유랑극단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끌려 소리를 처음 배운 게 열 살 때였습니다.
[홍승자/무형문화재 제14호 강산제 심청가 이수자 : "(유랑극단) 선생님이 계셨는데 마침 우리 옆집에서 하숙하셨어요. 그래서 그 선생님의 아기를 봐 주면서 제가 그 선생님한테 틈틈이 소리를 좀 배웠던 것이 그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나고 자란 전라도를 떠나 경상도에 뿌리내리면서 소리를 고집하는 것이 쉽진 않았는데요,
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을 즐기는 경상도에 남도소리를 알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남도소리를 알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제자 양성, 늦깎이로 판소리에 입문한 제자는 전통예술공연을 전공한 후 기량을 갈고닦는 중입니다.
[김미영/김해시 장유면 : "내면에 있는 슬픔 아니면 어떤 기쁨 이런 것들이 소리를 통해서 밖으로 표출된다는 것 그런 것들이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소리와 사람을 연결할 무대를 고민하다 결성한 가야가락예술단은 14년째 수준 높은 공연을 이어왔는데요.
창극과 판소리, 민요 등 다채로운 무대로 우리 음악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홍승자 씨가 특히 공들이는 것이 꿈나무를 키우는 일인데요.
이 아이들이 씨앗이 되어 훗날 지역의 소리 풍토를 튼튼하게 할 거란 믿음 때문입니다.
[이수경/부산 양천초 1학년 : "재밌어요. 그리고 자신감이 나요."]
[정윤서/김해 진영중앙초 1학년 :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둘째 날부터 해보니까 재미있고 배우니까 좋았어요."]
소리를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신명 나게 노래하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홍승자 씨에게 소리는 무엇일까요?
[홍승자/무형문화재 제14호 강산제 심청가 이수자 : "소릿길과 인생길은 굉장히 많이 닮아 있어서 이 소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옹이 지고 굴곡진 노송 앞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홍승자/무형문화재 제14호 강산제 심청가 이수자 : "모든 것들에 자기의 품을 내어주고 같이 공존하면서 이렇게 훌륭한 거목으로 성장하는 것이 소리꾼의 길과 비슷하지 않을까..."]
소리만 믿고 뿌리 내린 제2의 고향에서 아름드리 노송처럼 넉넉한 소리를 이어가는 것이 홍승자 씨의 바람입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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