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우려에 안전자산 쏠림..원화가치 13년래 최저, 달러는 20년래 최고
안전자산 달러 선호 확대, 달러인덱스 20년4개월래 최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가속화, 원화 하락 압력↑
채권 금리 인플레 이슈 이미 반영, 경기침체에 초점 맞춰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물가상승 속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2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달러 당 원화 가격은 2009년 4월 이후 13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일주일 만에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원화 자산 중에선 특히 주식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대된 모습이 나타났다.
12일 외환 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이날 장중 1316.40원까지 올라 지난 6일(1311.0원) 이후 일주일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1350~1400원대에 도달하는 추가 상승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리고 있다. 이날 환율은 장중 12원 이상 오르며 1316.40원까지 찍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30일(1325.0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외적인 악재 요인에 의한 달러화 가치 강세가이날도 환율 급등세를 이끌었다. 중국,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에서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강한 ‘BA.5’ 변이가 발견됐단 소식, 러시아가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원’ 가스관의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3일 밤 9시 30분 공개를 앞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CPI)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엔화 가치도 폭락하고 있다. 연초 108엔이던 엔·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37.73엔을 찍어 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전 2시 30분(현지시간)께 전일 대비 0.31포인트 오른 108.3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8선으로 오른 것은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탈이 이어지면서 하락 흐름을 지속, 원화 약세 압력을 더했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 국내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흐름에 1~2%대 하락폭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1% 가까이 하락해 2317선까지 밀렸고,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2.12% 하락한 750선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국내증시를 짓눌렀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0억1000만달러 순유출되면서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6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1298.4원)을 기준으로 보면 약 3조9081억원이 빠져나갔다. 7월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식자금 순유출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내외 악재에 환율 상단을 1350~1400원까지도 추가로 열어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국 코로나19 확산 소식과 러시아의 가스관 가동 중단 소식 등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고 달러화 매수 수요가 많았다“면서 ”미국 6월 물가 발표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유럽, 중국 등 경기 악재 소식들이 이어지면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채권은 경기침체 우려에 오히려 강세…내년 금리 인하 기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재료를 선반영 했고, 인플레이션 보다는 경기침체 우려 쪽으로 초점이 옮겨간 덕분에 금리가 하락하거나 횡보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날도 국고채 금리는 초단기물인 1년물 금리가 0.010%포인트 오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만기 금리들은 장·단기물 모두 전일대비 0.03~0.05%포인트 하락하는 등 채권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채권 시장에서는 당분간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미 채권시장의 초점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침체 쪽으로 옮겨간 듯 하다”면서 “7월중 외국인 자금도 유입되면서 원화 자산 시장 내에서도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으로 자산 재조정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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