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본경선 후보 3인에 들어라.. 97세대 4인, 컷오프 통과 2인 각축전

'양강양박' 뜨거워지는 쇄신 경쟁
강병원, 당대표 공천권 폐지로 포문
박용진 "혁신 않으면 국민 안 돌아와"
강훈식 "당 개방해 진보 재구성해야"
野, 전대 예비경선 28일로 변경 의결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선언 시기를 장고 중인 가운데 이 의원 몫을 뺀 본경선 진출 컷오프 두 자리를 두고 ‘97(90년대 학번·70년대생)세대’ 출마자들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대표 공천권 내려놓기’부터 ‘떳떳한 정당’ ‘진보의 재구성’ 등 저마다 혁신 카드를 뽑아 들며 쇄신 경쟁의 막을 올렸다.

97세대 중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강병원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민주당 혁신 청사진’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97세대 후보들 모두 당의 쇄신을 외치며 출마를 선언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혁신안을 발표한 것은 강 의원이 처음이다.

강 의원 혁신안 핵심은 ‘당대표 권한 내려놓기’다. 현재 당대표가 임명하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을 당 중앙위원회 인준으로 바꿔 당대표의 공천권을 없애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강 의원은 “당대표가 아닌 시스템을 통한 공천, 당대표의 전횡이 없는 공정 공천을 1번 공약으로 추진해 올해 안에 제도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마를 선언한 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 의원과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설훈·이재명 의원에게 ‘당대표 공천권 내려놓기를 위한 공동선언’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위 권한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친문(친문재인)계에 유리한 변화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강 의원은 특정 계파의 유불리를 따져 내놓은 안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박용진 의원도 재차 혁신을 내세웠다. 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정부가 자꾸 실수하고 알아서 주저앉을 것 같은 상황이 되니 민주당에서 ‘우리가 혁신할 게 아니라 기회만 잘 보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진다”며 “민주당이 혁신하지 않으면 국민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찍고 나서도 후회하는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지지자들과 국민에게 떳떳한 정당, 도덕적·정치적으로 자랑스럽고 박수받는 정당이 될 수 있게 앞장서겠다”며 “그동안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행동해 왔던 박용진이 ‘다른 민주당’을 만들어 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의원은 당을 개방하고 진보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지금은 민주당의 진보를 재구성해 새로운 타깃을 만들고 새로운 내용을 보여 주고, 새 사람들이 나서야 할 때”라며 “그러면 국민들이 ‘달라지는구나, 혁신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득권화하고 노쇠한 당을) 바꿔야 된다. 그런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일 것”이라면서 “당을 개방하고 중요한 당직들도 공개로 뽑는 것을 검토해 볼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달 28일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9일로 예정했으나 장소 섭외 문제 등으로 하루 앞당겼다. 투표 방식은 투표소 투표를 원칙으로 하되 선거인단의 경우 온라인 투표를 접목하기로 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상황 등을 고려해 추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당대표 출마자 중에서는 3명만 예비경선을 통과해 본경선에 오르게 된다. 이 의원의 경우 출마한다면 무난히 예비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97세대 의원들에게 주어지는 본경선 진출 티켓은 최대 두 장이 될 전망이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