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기류 속 최고위원 친명 vs 친문 계파전 불붙었다

김현우 2022. 7. 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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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구도 드러내는 당권경쟁
최고위원, 100% 중앙위 투표로 선발
당내 세력 앞서는 비명계 약진 전망
'친문' 윤영찬·고민정 나란히 출사표
고 "민주당 누군가의 당 아냐" 李 겨냥
윤 "당내 견제·균형의 원리 작동돼야"
송갑석 의원도 13일 출마 선언 예고
민주 중앙선관위 회의 진행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가운데)이 12일 국회 회의실에서 2차 중앙당선관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친문(친문재인)계 윤영찬·고민정 의원이 12일 나란히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구도가 친명(친이재명) 대 친문으로 굳어졌다. 특히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자치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 100% 투표로 이뤄진다.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친문계 약진을 예상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게다가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중앙위원 중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타격을 받은 이들도 적잖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한 당대표 선거와 달리 최고위원 선거는 계파 간 대리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고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사람의 영웅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끝났다.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당이며 자랑스러운 나의 민주당이어야 한다”며 “민주당은 나만이 고칠 수 있다는 독선적 사고로는 공감을 얻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상처만 깊어질 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누군가의 당이 아니다’라는 고 의원 발언은 사실상 이 의원을 겨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이 의원은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지방선거에서도 이 의원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방선거에서 확실하게 이겨야 이재명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권교체 혹은 당에 대한 비호감 여론을 인물론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당을 사당화했다는 반발도 컸다.

다만 이와 관련해 고 의원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발언인가’라는 질문에 “어떤 특정 개인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2020년 총선 때 친문이 아니었던 사람이 어딨는가”라며 “친명·비명·친문·비문 여러 단어가 난무하는데, 그런 말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고 의원은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대표적인 친문 의원이다.

윤 의원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의 ‘원칙’과 ‘상식’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 그 길에 앞장서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정의로운 민주당을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부적으로 당당해야 한다”며 “다른 당원을 향해 멸칭을 부르며 조롱하는 망동은 민주당을 수렁으로 몰고 가는 해당 행위이고 몰상식”이라고 호소했다. 친명 성향 강성 지지층이 동료 의원들에게 가한 문자 폭탄이나 ‘수박 논쟁’을 에둘러 거론한 셈이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써 친문·친이낙연 진영에서 반발을 산 바 있다.
고민정, 윤영찬
윤 의원은 “당내 소통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일색 당지도부 구성에 제동을 건 셈이다. 다만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계파싸움이 아니라 민주당을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 간절히 지키고 싶었던 그 정당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며 “그래서 이번 싸움을 기자들도 계파 간 갈등이나 싸움으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 출마를 놓고 사전에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전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다만 결심한 뒤 전화로 출마하게 됐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고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 전 대표를 도왔다.

지방선거 참패에 있어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송갑석 의원도 13일 오후 2시에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앞서 송 의원은 민주당 최대 의견그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를 대표해 이 의원의 보궐선거 출마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달 23일 워크숍 자리에서는 이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이면서도 비명인 당원들은 여전히 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친문 진영의 대표선수로 인식된다면 몰표를 받아 당선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교·양이원영·장경태·정청래 의원 등에 박찬대 의원 등까지 여럿 출마해 표가 분산된다면 친문계의 지도부 입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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