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예고에 꿈틀.. 자동차株 '반등의 시간' 올까
현대·기아 깜짝 실적 가능성 커져
거시경제 악화 등 리스크도 상존
반도체 수급 문제 당분간 지속
증시 악재속에 깜짝 실적이 기대되는 자동차주가 반등하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종의 투자리스크도 상존한다.
12일 기아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0.90%) 오른 7만8700원에 거래됐다.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총 4.31% 올랐다. 현대차는 이날 주가가 보합에 그쳤지만 7일부터 3일 동안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3.72% 올랐다.
■생산 늦어져 수요 쌓이면서 호재
증권가에서는 올해 2·4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60조원, 순이익은 40조원이다. 순이익은 지난 5월 초(43조원) 대비 3조원이나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178곳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컨센서스는 지난달 16일 207조7701억원에서 최근 203조9634억원으로 3조8067억원 축소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2·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고환율과 인센티브 절감 효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2·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한 2조472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시장 전망치를 14.3%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률 역시 1.2%포인트 증가한 7.4%로 예상됐다.
DB금융투자는 기아의 2·4분기 매출은 16% 증가한 21조2382억원,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2조3086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조7395억원을 대폭 웃도는 역대급 실적이다.
이처럼 현대차와 기아의 컨센서스가 높은 것은 우호적인 환율과 믹스 개선, 끊임없는 수요, 인센티브 절감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이 오히려 생산을 늦춰 수요가 쌓이는 호재로 작용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재고는 미국 기준 각각 34일, 18일 수준이다. 공급 과잉과 수요 초과를 가르는 기준인 최적 재고 70~80일 대비 현저히 낮은 역대 최저"라며 "자동차는 경기소비재이자 동시에 필수소비재라는 점에서 자동차 업종의 2·4분기 시장 대비 초과 수익 지속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도 크다. 2·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61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5% 상승했다. 현대차의 경우 이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는 470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동에 따라 판매보증충당금이 38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환율 상승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고 전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을 동인으로 완성차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엔화 약세의 영향이 줄었으며 환율 효과로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센티브 절감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 역시 현대차의 경우 사상 최대 수준인 6208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재고가 턱없이 모자른 탓에 할인을 넘어 웃돈을 붙여서 자동차를 판매 중이다. 실제 미국에서 대당 인센티브가 71% 감소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인센티브를 경쟁사보다 크게 줄였으나 점유율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우려 투자리스크 여전
여전히 자동차 업종에 투자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시각도 있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자동차 구매 수요 감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가 급격히 올라가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시 값비싼 재화인 자동차 수요가 가장 먼저 줄 수 있다.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반도체 수급 문제도 우려 요인이다. 전장의 고도화에 따라 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 개수가 많아진 상태지만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의 경우 생산 효율을 높이고, 고마진 차량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부품업체의 경우 완성차 생산이 늘지 않으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감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4588억원으로 이는 3개월 전(7조6248억원) 대비 8340억원 늘어났다.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7203억원으로, 지난 3개월 전(5조9729억원)보다 7474억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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