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놈' 뒤 '더 센 놈' 온다..변이 역습에 재감염 급증하나

임지훈 기자 2022. 7. 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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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 검출률 35%로 크게 늘어
늦어도 내주에 우세종화 가능성
면역 회피 BA.2.75 상륙도 초읽기
정부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의 12일 회의 결과를 토대로 13일 재유행에 대비한 의료·방역 대응책을 내놓는다. 이날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의 식당가. 연합뉴스
[서울경제]

오미크론 하위 변이로 감염력이 강한 BA.5 감염이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며 빠르게 우세종화하고 있다. 더불어 BA.5보다도 면역 회피 능력이 더 강력한 BA.2 세부 변이인 켄타우루스(BA.2.75)가 국내에 유입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BA.5가 우세종이 되고 BA.2.75가 국내에 유입돼 확산하면 재감염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1주(3~9일) 국내 감염과 해외 유입의 합산 BA.5 검출률은 35%다. 지난주(28.2%) 대비 7%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감염 BA.5 검출률이 23.7%로 지난주(24.1%)보다 0.4%포인트 떨어졌지만 해외 유입 BA.5 검출률이 70%로 지난주(49.2%) 대비 20.8%포인트 급증한 결과다. 이날 확진자는 3만 7360명 늘어 누적 1856만 1861명이 됐다. 5월 11일(4만 3908명) 이후 62일 만에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주 BA.5 국내 검출률이 크게 증가해 우세종화가 빠른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번에 다소 정체하는 듯한 수치가 나와 1~2주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다”면서도 “다만 해외 유입은 증가하고 있어 BA.5 점유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BA.5의 검출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에서 처음 보고돼 미국·호주 등 해외 12개국에서 감염이 확인된 BA.2.75도 조만간 국내에 유입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BA.5와 BA.2.75가 다른 변이에 비해 더욱 우려되는 것은 면역 회피력과 전파력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점이다. BA.5는 전파력이 강하다고 전해지는 BA.2보다도 그 능력이 35.1% 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면역 회피력이 강해 델타 이전 바이러스와 델타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경우 BA.5 재감염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 변이와 매우 달라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루스로 불리는 BA.2.75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새로운 변이가 추가돼 면역 회피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 회피력이 크면 클수록 재감염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 수 대비 재감염률은 3월 셋째 주 0.284%에서 6월 다섯째 주에 0.406%로 크게 높아졌다. 주간 확진자 대비 재감염자 비율은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5월 첫 주 0.59%에서 6월 다섯째 주에는 2.87%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방역 당국도 재감염률 증가 추이 및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델타나 BA.2에 비해 BA.5가 면역 회피력이 강하다는 국외 연구 결과 보고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재감염 가능성이 기존에 비해 높아질 여지가 있다”면서 “바이러스 특성만 놓고 봤을 때 재감염 가능 사례 발생이 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BA.5의 우세종화와 맞물려 코로나19에 한 번 걸렸던 사람이 다시 걸리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처럼 재감염률이 가파르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미크론 감염자가 많아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에 면역력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은 델타 등에 감염된 사람이 BA.5에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에 감염됐던 사람이 많아 아무래도 하위 변이인 BA.4, BA.5에 다시 감염되는 재감염률은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BA.5가 면역 회피력이 강하다 보니 국내에서 많게는 1% 전후로 재감염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악을 예상해도 3% 이내로 본다”고 전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BA.5는 면역 회피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오미크론 전에 감염됐던 사람은 재감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하지만 오미크론 BA.1이나 BA.2에 감염됐던 사람의 경우 특히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면역력이 유지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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