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재개에 "갈피 못 잡는 대통령실" vs "역사에 남을 일"

조성민 2022. 7.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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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출근길 '도어스테핑' 여·야 상반된 시각
우상호 " 심기 불편해서 코로나 핑계 중단"
권성동 "尹, 약속 지키려 '축소' 건의 일축"
국힘 대체로 지지.. 일각에선 반응 회의적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단한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하루 만에 재개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대통령실의 실태를 확인시켜준다”고 비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도어스테핑 중단에 따른 비판에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하루 만에 뒤집을 것이면 굳이 잠정 중단을 발표할 이유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경제 무능과 민생 무관심, 친인척·지인 채용 및 비선 측근 논란, ‘마이웨이 인사’와 인사 참사를 부정한 임명 강행 및 전 정부 지우기와 정치 보복 수사, 권력기관 장악과 삼권분립 훼손 등 고작 두 달 된 정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사고만 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신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법치와 공정은 처음부터 기만이었고, 국민의 삶을 돌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킬 본분조차 망각한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두 달 만에 30%대로 떨어진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아집에서 벗어나 대통령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잘못된 국정 방향을 전면 전환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코로나19 재유행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위기 대처 능력에서 확실히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평가했다. 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그 문제를 극복할 정의롭고 공정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해서 당선됐다”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민생 어려움이 생겼는데 이 문제 대처에서 별로 유능해 보이지 않고 긴장감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도어스테핑 중단한 것을 두고도 우 위원장은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데, 최근 심기가 불편해서 코로나 핑계로 중단시킨 것 같다고 본다”며 “제도 개선은 필요하지만 아예 안 하는 것은 ‘신선한 접근을 한다’고 좋아하던 국민이나 언론이 볼 때는 ‘왔다 갔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평했다.

우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내홍 상황을 두고는 “엉망이 된 것이다.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를 이겼는데 끝나자마자 대표를 ‘날리는’ 정당이 어디 있느냐”며 “애초부터 선거가 끝나면 대표를 몰아내려고 계획을 세웠다고 본다. 이건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생 위기에 여당이 완전히 무력화됐다”며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은 참 희한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부에서는 “역사에 남을 일”, “중단한다면 예전 제왕적 대통령제와 달라질 게 없다” 등 옹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연합뉴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제가 윤 대통령과 뵙고 도어스테핑에 대해 대화를 여러번 나눴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국민과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국민과 소통 수단으로 도어스테핑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관련해 대통령실 내에서 리스크 등 의견을 제시하면서 조금 축소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건의를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안다”며 “윤 대통령은 그때마다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 설령 리스크가 있고 부담이더라도 이걸 지속하는 게 맞는다’고 하면서 참모들 건의를 일축했다는 말씀을 (저에게) 했다”고 전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시도한 것들은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그동안 청와대에 들어간 어느 대통령이 오픈해서 아침에 출근하면서 국민과 대화를 나눈 분들이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국민한테 다가가다 보면 거칠고 약간의 실수도 있다. 그런 건 넉넉하게 받아주셔야 한다”며 “그런 걸 너무 크게 부각하게 되면 오히려 새로운 제도가 안착이 안 되고 더 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맏형으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도어스테핑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기자 소통이 활발한 대통령이 되시겠지만… 글쎄요, 꼭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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