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공관위, 선거 1년 전부터 출범..'어대명'은 혁신 아냐"[당권주자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박용진 의원(51)은 12일 “공천관리위원회를 선거 1년 전에 출범시켜 예측 가능한 공천, 투명한 공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 내부 혁신의 핵심은 공천이다. 당대표가 공천을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태도를 바꾸고 시스템 정비를 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곧바로 구성해서 출범시킬 것”이라며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 온 김해영 전 의원을위원장으로 앉힐 생각”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선 “이재명의 혁신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혁신이 무엇인지 국민들 앞에서 용호상박의 논쟁과 결투를 벌여보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신뢰도 바닥, 실력도 바닥이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확인했던 것이 부동산 정책이었다. 임대차 3법, 부동산 세금 정책 등이 선의로 포장돼 시장에서 혼란이 벌어졌다. 부동산 문제를 대하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내로남불 태도는 신뢰의 바닥으로 이어졌다.”
-‘완전히 달라진 민주당’과 ‘혁신’을 내세웠다. 민주당에 필요한 새로운 의제는 무엇인가.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돼야 한다. 청년이 ‘토사구팽’을 이야기하지 않는 청년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사회연대정당이 돼야 한다. 선진국 대한민국에 초대받지 못한 국민들을 위한 정책과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 법적 지위로는 노동자가 아닌 화물연대 노동자들, 220만명이 넘는다는 플랫폼 노동자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보장할 것인가를 민주당이 준비해야 한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표단 회의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욕하는 것으로 소진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중산층으로 가는 무너진 사다리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들보다 당대표에 적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계파 정치에서 자유롭고 성과를 내온 정치인이다. 유치원 3법,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현대자동차 리콜 문제 등 돈 있고 백 있는 세력들의 잘못과 불공정을 좌시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행동하는 양심’의 정치의 길을 걸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6일 권노갑 상임고문을 만났다. 권 고문께서 ‘제2의 DJ가 돼라. 김 전 대통령도 민주당 비주류였다. 공부하고 돌파하라’고 격려해주셨다.”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면 대선 경선에 이어 2차전이다. 이 의원보다 나은 점은.
“국민들에게 ‘박용진은 손에 잡히는 경제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본다. 이 의원이 당대표 되는 것이 혁신인가? 혁신위원회를 곧바로 구성해서 출범시키겠다. 김해영 전 의원 같은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앉힐 생각이다. 당 내부 혁신의 핵심은 공천이다. 공천관리위원회를 선거 1년 전에 출범시켜 예측가능하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겠다. 갑자기 경선 방식이 달라지는 등 느닷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현역이든 도전자든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하겠다.”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건 한계 아닌가.
“당대표를 뽑는 이유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지도자를 뽑는 것이지 내부 인기투표가 아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박용진은 스스로 보수 지지층이라 말하는 사람들 쪽에서 이재명 의원을 2~3배 이긴다. 중도층과 보수층으로 떠난 이탈 민주를 돌아오게 해야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되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예비경선 통과할 자신 있나.
“중앙위원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민주당의 중앙위원들은 험한 민심의 바다에서 살아돌아온 사람들이다. 계파 논리와 과거 친소관계에 따른 판단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정치적으로 멀리 보는 판단을 하실 것이다.”
-이탈 민주 세력과 민주당 지지층을 통합할 방안이 있나.
“민주당을 패배의 구렁텅이로 가게 만들었던 게 악성 팬덤과 계파정치다. 민주당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민주당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게 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차단하는 행위는 해당행위다. 당헌·당규의 품위유지 규정을 위반하면 엄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부 강성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지 않도록 하는 절차적 장치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해영 혁신위원장에게 강력하게 맡기고 가겠다.”
-여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협상과 투쟁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투쟁하는 장도, 협상의 장도 국회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혁신해야 한다. 스스로 혁신과 변화 없이 상대 실수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하는 반사이익 정당으로는 절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청년 정당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
“1518 위원회를 만들겠다. 15세부터 정치 지도자로 클 수 있는 과정을 준비하는 청소년정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 박용진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경쟁 상대가 아니다. 일본 자민당, 중국 공산당, 미국 민주당과 경쟁하는 국제정당으로 가겠다. 하루짜리 정치하는 ‘단타매매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정당들과 청년 단위부터 교류·협력하는 구조를 강력하게 구축해나가려 한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열광시킨 ‘수학천재’ 소녀 씁쓸한 결말
- 한양대 교수 51명 “윤 대통령 즉각 퇴진”…대학가 시국선언 거세진다
- [종합] 과즙세연♥김하온 열애설에 분노 폭발? “16억 태우고 칼 차단” 울분
- 수개월 연락 끊긴 세입자…집 열어보니 파충류 사체 수십여 구가
- 율희, ‘성매매 의혹’ 전 남편 최민환에 양육권·위자료 등 청구
- 추경호 “대통령실 다녀왔다···일찍 하시라 건의해 대통령 회견 결심”
- 버스기사가 심폐소생술로 의식잃고 쓰러진 승객 구출
- 시진핑 아버지 시중쉰 주인공 TV 사극 중국에서 첫 방영
- 김민석,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예고에 “정상적 반응 기대 어렵다”
- 마약 상태로 차량 2대 들이 받고 “신경안정제 복용” 거짓말…차에서 ‘대마’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