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베 분향소 찾아 조문..한일 관계 회복 교두보 될까(종합)

권오석 2022. 7.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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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유세 중 피습으로 사망한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분향소를 찾으면서, 양국 관계 복원의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유족과 일본 국민들께도 깊은 위로를 표합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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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분향소 방문
조전, 조문, 사절단..'조문 정치' 통해 관계 개선 시도
자위대 헌법 명기 등 개헌 추진은 변수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유세 중 피습으로 사망한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분향소를 찾으면서, 양국 관계 복원의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조문 사절단을 꾸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하고 예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조전에 이어 조문, 사절단으로 이어지는 `조문 정치`를 통해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내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을 방문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아베 전 총리의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전날(11일)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유족과 일본 국민들께도 깊은 위로를 표합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에게 위로를 전했다.

윤 대통령의 추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공식 확인된 직후에는 유족인 아키에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기도 했다. 조만간 정부 차원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조문단을 구성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 부의장은 지난 4월 한일정책협의단장 자격으로 일본을 다녀오기도 한 만큼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장례문화에 따라, 가족장을 마치는 이날 이후에야 공식적인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각별한 `조문 외교`가 양국 관계 회복의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양국은 그간 위안부·강제 징용 피해자와 같은 뿌리 깊은 역사 갈등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등 문제에 얽히며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식 당시에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불참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 냉랭해졌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가깝고도 먼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누차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천명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1998년)을 계승하겠다고도 했었다.

이에 지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당시,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기시다 총리와 수차례 만나 대화를 나누며 한일 관계 회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자민당 내 최대 계파의 수장이었던 만큼, 향후 발전적 관계 형성을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이는 의도로도 읽힌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조문 외교가 한일 관계 복원에 있어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자위대 헌법 명기 등 개헌 추진 가능성이 변수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00년 당시 오부치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찾아간 예를 들면서 “그 이후 일본과의 문화 교류 같은 것들이 다 풀어졌다. 지금은 상황이 더 안 좋으니 윤 대통령이 직접 갈 순 없겠지만 총리가 가지 않느냐. 얼마든지 (개선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개헌 여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나 노력할 수 있는 건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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