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경찰국' 통제조직 아냐"..직협 "여론수렴 과정 없어" 반발(종합)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제도개선 권고안 관련 영남권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7.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2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경비와 관련해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의 많은 애로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대구와 부산·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 등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행안부가 추진하는 경찰 업무 지원 조직인 '경찰(지원)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의 반발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는 "현장 일선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의 질문과 의견 위주로 듣겠다"고 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영남권 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들은 이 장관에게 행안부의 경찰 인사권 장악 문제, 경찰 중립성 침해 등을 언급하며 정부 내 경찰국 신설 방침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행안부에 설치되는 조직은 경찰을 일방적으로 지휘하고 통제·감독하는 조직이 아니다"며 경찰국 신설을 추진하는 정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행안부 내 경찰 업무 지원 조직은 법에 규정된 장관의 인사 제청권, 경찰 관련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등 한정된 업무만을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일선 경찰과 소통이 많이 된 간담회"라고 자평했지만 경찰직장협의회 측은 "여론 수렴 과정이 없었다"며 반발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제도개선 권고안 관련 영남권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준기 대구 강북경찰서 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경찰 제도 개선 최종안 발표가 이미 정해진대로 가는 것 같다"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중립화·독립화된 경찰조직이 (정부에) 종속 통제되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을 장관으로 발족(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 의미로 보임) 시키면 굳이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을 만들어 경찰을 통제할 필요가 없지 않나. 발상의 전환을 갖고 좀 더 진전된 정권 차원의 접근을 할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이 장관은 오는 15일 경찰 제도 개선 최종안 발표에 앞서 광주와 대구 등을 돌며 일선 경찰의 의견을 듣고 있다.

영남권 경찰직협 측은 정부의 경찰 제도 개선 최종안 발표를 보고 향후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이 예정된 12일 오후 청사 앞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7.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편 이날 이 장관 방문에 앞서 대구경찰청 앞에는 영남지역 각 경찰서 경찰직장협의회 등의 명의로 된 근조 화환 20여개가 세워졌다.

근조 화환 앞에서는 직협 소속 경찰 등이 '권력의 하수인 거부한다', '권력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경찰이 되고 싶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경찰국 신설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