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아베 부인 아키에 극찬 "남편의 정치적 비밀무기"
"아베 전 총리의 원전·TPP 정책 공개적 반대"
"진보·직설적..성 소주자·의료용 대마 지지"
"팔로워 수십만..소셜 미디어 활용 첫 日영부인"
외신에서 지난 8일 총격으로 피살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에 대해 "일본 영부인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며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영부인 9년을 포함한 30년이 넘는 결혼 생활에서 그는 전통적인 정치인의 아내였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장례 절차 동안 아키에 여사는 대중에게 침착하고 조용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일본에서 그는 직설적이고 진보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장례 절차 동안 내내 침착했던 아키에, 별명은 '집안 내 야당'
…"남편 그림자에 가려지길 거부한 영부인"
이전 영부인과 달리 그는 남편의 그림자에서 머물기를 거부했다. 대신 그는 사교계 명사로 미국식 영부인의 방식처럼 대중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미국 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의 토비아스 해리스 선임 연구원은 "아키에 여사는 전임 영부인들과 확연히 달랐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가 그가 보여준 진보적인 대의에 대한 지지,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자신감으로 일본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아키에 여사의 별명은 "아베 신조의 집안 내 야당", "남편의 정치적 비밀무기"였다. 그는 공개적으로 남편인 아베 전 총리의 정책에 반대하기도 했다. 예컨대 원전 재가동 정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것이다. 또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오키나와 미 해병대 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키에 여사는 2016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남편이나 그의 주변을 거치지 않는 시선을 포착하고 싶다"면서 "그건 그의 반대파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친한파'로도 알려져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심화됐던 2019년에 열린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의 만남은 무사됐으나 아키에 여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포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키에 여사는 고(故) 박용하의 열렬한 팬으로도 알려져있다. 또 아베 전 총리가 살아있을 때 그를 한국 식당으로 끌고가서 불고기를 먹이기도 했다거나 한국대사관에 방문해 직접 김치를 담궜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직설적·진보적 女…"게이 퍼레이드 참가·의료용 대마 지지"
그는 또 성 소수자의 열렬한 지지자기도 했다. 2014년에는 도쿄에서 열린 게이 퍼레이드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밖에 2015년에는 대마 밭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하며 의료용 대마 사용을 지지하는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물론 그의 언행이 늘 사랑만 받은 것은 아니다. 2017년에는 그가 명예교장이던 모리토모 학교법인이 부부에 로비를 벌여 헐값에 국유지를 학교 부지로 매입했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파문이 일기도 했다.
여러 논란에도 사랑 지킨 부부
…"아키에, 소셜 미디어 활용한 첫 日 영부인"
하지만 이같은 스캔들에도 이들 부부는 사랑하는 관계를 내내 유지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애정 행각을 잘 보이지 않는 일본에서 이들 부부는 해외 순방 후 손을 꼭 잡으며 비행기에서 내려오는 등 애정 표현을 서슴없이 해왔다. 아키에 여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베 전 총리의 사진을 종종 올려왔다. 일상적으로 산책을 함께 하거나 소파에서 개와 함께 있는 모습, 카레 우동을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등이었다.
CNN은 "아키에 여사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영부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아키에 여사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각각 15만명과 12만명에 달한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8일 11시 30분경 나라시 나라현 야마토사이다이지역에서 가두연설 도중 전직 자위대원인 야마가미 데츠야(41)에 의해 총격을 받았고 ,오후 5시 3분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아키에 여사는 5시가 되기 직전 병원에 도착해 가까스로 임종을 지켰다. 아키에 여사는 1987년 아베 전 총리와 결혼해 34년 동안 함께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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