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속 태아가 동승자" 다인용차선 위반 임신부, 범칙금 거부 논란

텍사스, 형법상 태아 '사람' 규정..세금·양육비 문제 등 줄소송 가능성도

브랜디 보톤 (CNN 뉴스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 임신부가 텍사스에서 다인승 전용 차로를 주행하다 경찰에 걸렸다. 하지만 임신부는 배 속의 태아도 동승자라고 주장했다.

12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에 붙잡힌 사람은 브랜디 보톤이라는 여성으로 그는 임신 34주째였다. 경찰은 차량을 붙잡은 후 차 안을 확인했지만 다른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

이에 경찰이 "차 안에 다른 사람이 있나요?"라고 물었고, 보톤은 "네. 있어요"라고 답했다. 다시 "어디요?"라고 묻는 경찰에 보톤은 배를 가리키며 "바로 여기 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톤의 주장은 현장에 있는 경찰관들을 납득시키지 못했고, 경찰들은 딱지를 뗐다. 보톤은 이달 20일 법원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따질 계획이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낙태 합법화)이 번복되면서 낙태법에 관한 결정은 각 주정부와 의회 권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텍사스는 다른 보수파 정치인들이 이끄는 주들과 마찬가지로 낙태금지법을 실시 중이고 형법상 태아를 '사람'으로 규정한다.

로니 쿰스 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사는 "보톤의 사례가 태아의 인격과 관련된 향후의 법적 다툼에 대한 예고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아를 사람으로 인정할 경우 세금과 양육비 등의 문제들로 줄소송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보톤이 달리다 불법 딱지를 떼인 곳은 HOV 차선으로 사람들이 함께 카풀을 하게 함으로써 교통량과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댈러스 카운티 보안관과 텍사스 교통당국은 이에 대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