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제헌절 이전 국회 원 구성' 합의..서로 "사과하라" 고성도(종합2보)
권성동 "상임위 구성부터" vs 박홍근 "법사·예결위 등 개혁부터" 팽팽 대치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정윤주 홍준석 기자 = 여야는 44일째 공전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오는 17일 제헌절 이전까지 원(院)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12일 합의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회동에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양당 원내대변인들이 전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제헌절 이전까지 우리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부분에서는 양당 대표, 의장까지 다 그 부분은 일정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논의가 답보상태에 있던 여러 이유가 있다. 원 구성 협상 이외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참여나 다른 여러 전제 조건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은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끼리 만나 협의를 하고 상임위 배분에 대해서는 원내수석부대표끼리 만나 또 얘기해서 전체적으로 일괄타결하기로 하되 논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수진(비례)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까지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통해서 원 구성 협상을, 그간 이견이 있던 부분들에 대해 진전을 보도록 얘기했다"며 "국회 개혁 조치나, 4월 합의안에 대한 내용도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논의의 틀을 만들어 계속 논의해 빠르게 원 구성 협상 이어가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핵심 쟁점인 사개특위 정수 문제에 대해선 "실무적 부분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 관련해서는 추가로 따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첫 모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우리 국민들 민생경제 어려움 겪는데 선물 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다"며 "그런 점에서는 두 분 원내대표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개특위나 법사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여전해 여야가 이날 합의대로 제헌절 이전까지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야는 원 구성 방안을 놓고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권 대행은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에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며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대정부 질문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자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상임위 구성 전에 민생경제·인사청문특별위원회부터 구성하자는 야당 측 제안에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의장단이 구성됐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뽑고 상임위를 구성하면 바로 국회는 정상 가동된다. 단순한 해법이 있는데 복잡한 조건을 좀 제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권 대행은 당 혁신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민주당이 계속해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사개특위 구성 관련 기존 주장을 반복한다면 협상이 난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2년 단위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이 끝없는 정쟁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정부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해있는 예결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서 국회가 국민 혈세를 제대로 심사하고 결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는 안착시켜야 할 때가 됐다"며 국회 개혁을 들고나왔다.
그는 이어 양천구 KT 데이터센터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의힘이 사개특위 5명 명단만 내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내지 않고 있다"며 "만약 국회 개혁에 선뜻 나서주는 것을 확실히 보장하면 사개특위의 구성 비율도 좀 더 대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양보의 의사 표현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이 최근 지지율이 많이 빠지는 상황이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에는 여야가 따로 없으니 국회를 계속 공전 상태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그런 면에서 여당이 통 큰 양보와 결단을 할 시간이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는 검수완박 합의 파기 등 지난 일을 두고 서로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권 대행이 "마음대로 하라. 다 받고 싶은대로"라며 "일방적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한) 민주당이 사과해야지"라고 몰아붙이자 박 원내대표도 지지 않고 "약속을 깼으면 잘못한 건데 사과를 해야지"라며 맞받아쳤다.
이에 권 대행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측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국회의장 중재안 합의를 파기한 거에 대해 계속 사과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무슨 사과를 하라는 거냐. 그때 대국민 사과했으면 끝이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이란 악법을 밀어붙이고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우리 협박한 걸 자기들이 사과해야 한다"며 "이런 적반하장이 어딨나. 그래서 제가 소리를 질렀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한 대로 사개특위에 의원 추천을 하라는 요구에 권 원내대표가 '합의안 깼을 때 국민들께 사과했다. 그래서 나는 못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언성을 높인 것으로 기억한다"며 "의석이 적은 자신들은 힘이 없다고 강변하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가 '헐리우드 액션'처럼 과도하게 언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에 비공개로 만났을 때 동의가 됐던 것을 새로운 것처럼 얘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박 원내대표도 '무슨 소리냐'고 항변했는데, 권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워낙 크니 (같이 목소리가 높아져서) 밖에서는 크게 들렸을지 몰라도 사실을 짚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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