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고종의 마지막 궁중 잔치, 120년 만에 재현된다

임석규 2022. 7. 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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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마지막 궁중 잔치가 120년 만에 무대 공연으로 되살아난다.

1902년 임인년에 거행된 대한제국의 황실 잔치를 오는 8월 12~14일 국립국악원 예약당 무대에서 재연하는 것.

종일 열린 잔치를 90분짜리 공연으로 응축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덕수궁 정관헌에서 열린 이 공연 제작발표회에서 "궁중 잔치는 음악·의례·무용 등 그 시대 문화예술 중 가장 세련된 것들이 모이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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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진연', 8월 12~24일 국립국악원 예약당서
"궁중잔치는 그 시대 문화예술 중 세련된 것들의 집합"
조선조 마지막 궁중 잔치인 ‘임인진연’을 그린 병풍. 고종 황제 즉위 40년을 맞은 1902년 임인년에 열렸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제공

조선왕조 마지막 궁중 잔치가 120년 만에 무대 공연으로 되살아난다. 1902년 임인년에 거행된 대한제국의 황실 잔치를 오는 8월 12~14일 국립국악원 예약당 무대에서 재연하는 것.

임인년에 베풀어진 진연(進宴·궁중 잔치)이란 뜻에서 ‘임인진연’으로 불리는 이 잔치는 고종의 즉위 40년과 망륙(望六·60살을 바라보는 51살 나이)을 기념해 덕수궁 관명전에서 열렸다. 당시 고종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들어 황태자(순종)와 문무백관의 거듭된 진연 개최 요구를 네 차례 거절하다 5번째에 이르러 윤허했다고 한다.

임인진연은 외부 공식 행사 성격의 '외진연'과 황실 내부 연회인 '내진연'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이번 공연은 예술적 측면이 강한 '내진연'을 재연한다. 종일 열린 잔치를 90분짜리 공연으로 응축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덕수궁 정관헌에서 열린 이 공연 제작발표회에서 “궁중 잔치는 음악·의례·무용 등 그 시대 문화예술 중 가장 세련된 것들이 모이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120년 전 열린 조선왕조 마지막 궁중 잔치를 무대에서 재연하는 ‘임인진연’ 공연이 오는 8월 12~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 제공

이번 공연이 가능해진 것은 임인진연의 세부를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게 기록한 4권 4책의 '진연의궤'와 '임인진연도병' 등 기록 유산들 덕분이다. 진연의궤엔 잔칫상에 올린 떡의 개수와 높이, 재료까지 기록돼 있다. 국립국악원 이승재 팀장은 “임인진연을 공연으로 재연해 남기는 것도 이 시대의 새로운 기록법일 것 ”이라고 말했다 .

진연의 구체적 장면을 열 폭 병풍에 사실적으로 그린 임인진연도병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새의 시선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객석을 황제가 앉는 용평상으로 설정해 관객이 진연의 주인공인 고종 황제의 시선에서 진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연출한다.

임인진연 공연은 황제에게 일곱 차례 술잔을 올린 ‘7작 예법’에 맞춰 꾸민다. 국립국악원무용단은 봉래의, 헌선도, 몽금척, 가인전목단, 향령무, 선유락 등 6개의 궁중 무용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정악단은 궁중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수제천을 비롯해, 보허자, 낙양춘, 해령, 본령, 헌천수 등 6개 궁중 음악을 연주한다. 음악과 무용에 집중하도록 복잡하고 긴 의례와 음식을 올리는 절차 등은 과감히 생략했다.

연출과 무대미술을 맡은 박동우 홍익대 교수는 “이번 공연은 창작적 요소를 가미하기보다 재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당시 화가와 기록원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보낸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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