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이면 다 '타코'냐?".. 구설 휘말린 美 영부인

김태훈 2022. 7. 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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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오는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 유권자 표심을 잡으려다 되레 구설에 휘말렸다.

히스패닉을 비롯해 미국 내 다양한 민족의 문화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하던 중 멕시코 전통음식 타코 이야기를 꺼낸 게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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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양성 존중 강조하며 '타코' 언급
히스패닉계, "아는 게 타코뿐인가" 격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히스패닉 하면 떠오르는 게 고작 음식 ‘타코’뿐이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오는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 유권자 표심을 잡으려다 되레 구설에 휘말렸다. 히스패닉을 비롯해 미국 내 다양한 민족의 문화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하던 중 멕시코 전통음식 타코 이야기를 꺼낸 게 발단이 됐다. 히스패닉이 전부 다 멕시코 출신인 것도 아닌데 어떻게 타코를 히스패닉과 동일시할 수 있느냐는 비난이 거세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질 여사는 이날 텍사스주(州)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히스패닉 유권자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마침 행사 주제는 ‘평등을 위한 요구’였다. 질 여사는 “이 지역공동체는 샌안토니오에서 아침식사로 먹는 타코만큼이나 독특하다”며 “다양성은 곧 여러분의 힘”이라고 말했다. 타코를 즐기는 히스패닉 공동체 고유의 문화는 다양성 포용 차원에서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인데, 타코가 곧 히스패닉의 전부 같은 뉘앙스를 풍긴 것이 문제였다.

타코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끄는 대표적인 멕시코 전통요리다. 다만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은 멕시코에서만 온 게 아니고 쿠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중남미 여러 나라 출신이다. 멕시코계가 아닌 히스패닉 주민으로선 ‘타코=히스패닉’이란 단순화를 몹시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더욱이 질 여사는 말실수까지 저질렀다.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을 위한 식품 잡화점을 뜻하는 ‘보데가스’(bodegas)를 지칭하며 이를 그만 ‘보게다스’(bogedas)라고 잘못 발음한 것이다.
멕시코 사람들이 즐겨 먹는 전통음식 타코. 세계일보 자료사진
당장 전미히스패닉언론인협회(NAHJ)는 “우리는 타코가 아니다”라며 발끈했다. 이 단체는 질 여사를 향해 “미국 내 히스패닉의 유산은 아주 다양한 이민 배경, 문화, 그리고 음식 전통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런 복잡성을 무시한 채 우리를 그저 ‘타코’라는 고정관념 안에 가두려 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질 여사는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민자 및 그 후손들을 이해할 더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후 미국을 구성하는 민족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며 히스패닉 주민들의 마음을 붙잡는 데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의 국어는 영어 하나”라며 없앤 백악관 홈페이지의 스페인어 버전을 부활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질 여사는 영부인에 오른 지 얼마 안 된 지난해 3월 히스패닉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연설 도중 ‘우린 할 수 있다’는 뜻의 스페인어 문구 ‘시 세 푸에데’(Si se puede)를 외쳤다가 “발음이 엉망”이란 지적을 들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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