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위기 제주 해녀 문화유산 보존하자..'불턱, 해신당' 보수
제주 해녀의 고유 문화가 담긴 불턱과 해신당 등에 대한 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 해녀는 고령화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있다.
제주도는 해녀들의 삶이 담긴 불턱과 해신당 등 해녀유산 6곳에 7000만원을 투입해 보수사업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해녀들의 활동 현장인 해안 일원에 산재한 불턱과 해신당 중 기단부와 석재료 등 형태가 상당 부분 남아있는 유산을 대상으로 보수하고 정비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과거 항공 자료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위치와 형태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현장 확인이 된 불턱과 해신당 3곳을 이번 정비 대상지로 선정했다. 또 태풍 등 자연재해로 훼손된 불턱 3곳에 대한 정비도 한다.
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거나 작업 중 휴식하는 장소이다. 돌담을 둥글게 에워싼 후 가운데 불을 피워 몸을 덥혔다. 불턱은 특히 해녀들의 휴식 뿐만 아니라 물질에 관한 지식과 요령, 해산물의 위치 등을 서로 공유하고 전수하는 해녀 간 소통공간이자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해신당은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신에 해녀들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곳이다.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하는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해녀들은 수시로 바닷가에 있는 해신당에 찾아가 제물을 준비해 안전을 빌었다.
제주도는 이번 보수 작업을 할 때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하기 위해 외부 반입 없이 현장 주위의 돌만을 사용할 예정이다. 시멘트를 사용해 돌 틈을 메운 경우에는 현장 주위의 모래를 손으로 떠서 붙이는 등 해녀와 주민들이 사용한 재료와 옛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2018년도부터 훼손된 불턱과 해신당 등 해녀들의 문화유적에 대한 정비를 실시해왔다.
한편 지난해말 기준 제주에서 활동하는 현직 해녀는 3437명으로으로, 전년 3613명에 비해 176명 줄었다. 특히 해녀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91.2%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좌임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안가 불턱과 해신당이 태풍, 자연재해로 수시로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원형 유지를 위해 기본 실측과 보수 매뉴얼을 구축하고 향토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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