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노동자 고소, 윤동주·이한열의 연세대에 안 어울려"

오보람 2022. 7.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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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학내 집회 중에 발생한 소음으로 학생들에게 고소당한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위해 법률대리인단을 구성한 이 학교 출신 법조인들이 학교 측에 사태 수습을 거듭 촉구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 등 4명은 12일 백양관 앞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 집단교섭 집회에서 학교 측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원청인 학교가 나설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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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출신 법조인 26명, 소음으로 학생에 고소당한 노동자 변호
연세대 청소노동자 소송 맡은 연세대 출신 변호사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법무법인 도담의 김남주 변호사(왼쪽 두번째)가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열린 청소노동자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세대 졸업생인 김남주 변호사는 학생들로부터 학습권 침해 등 사유로 고소당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의 법률대리인으로 나섰다. 2022.7.12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연세대학교 학내 집회 중에 발생한 소음으로 학생들에게 고소당한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위해 법률대리인단을 구성한 이 학교 출신 법조인들이 학교 측에 사태 수습을 거듭 촉구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 등 4명은 12일 백양관 앞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 집단교섭 집회에서 학교 측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원청인 학교가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모두 이 학교를 졸업한 법조인으로, 최근 김현옥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 등의 법률대리인단을 꾸렸다.

총 26명이 법률대리인단에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은 서울서부지법에 소송 위임장을 제출했다.

앞서 5월 연세대 재학생 3명은 캠퍼스 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집회 소음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지난달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김 변호사 등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행동을 봉쇄하기 위해서 형사고소를 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윤동주, 이한열 선배를 배출한 연세의 정신은 약자들의 권리를 봉쇄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를 한 학생과 동문으로서 열린 태도로 대화하기 위해 변호를 맡게 됐다"며 "법이란 약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자기와 타인을 벨 수 있는 칼과도 같다는 걸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리인단은 연세대가 이 사태의 최종 책임자라며 학교 측을 비판했다.

대리인단은 "(노동자들의) 용역 대금을 결정하는 원청인 연세대학교가 이 문제를 풀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하청회사와 노동자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고, 그 분쟁으로 주변 사람들이 간접적인 피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세대는 방관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원고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취하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사태가 계속되면 연세 정신이 훼손될 수 있고, 학교 위상에도 좋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승소가 목표가 아니라 어떻게 해피엔드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모든 연세 구성원들이 연세의 정신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 투쟁 집회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연세대학교 청소·경비노동자들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임금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2022.7.12 d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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