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동 폭력 조사 지역에 우크라 추가.."이스라엘, 블랙리스트 오를 수 있다" 경고
유엔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아동 폭력 사례를 조사한다. 민간·군 시설을 가리지 않는 러시아군의 공격에 아동 피해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각종 분쟁지역에서 아동 폭력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엔은 이스라엘을 지목해 내년 아동 폭력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각종 무력분쟁으로 인한 아동 폭력 피해 사례를 담은 유엔의 ‘아동과 무력분쟁’ 연례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아프리카 사헬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 폭력 사례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연례 보고서는 분쟁지역에서 아동 살상을 비롯해 징집, 성폭력, 납치, 학대, 인도적 지원 차단 등 모든 형태의 아동 폭력 실태를 조사한다. 현재 22개 지역이 아동 폭력 혐의로 유엔의 감시를 받고 있다.
버지니아 감바 유엔 전시 아동보호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의 아동 살상, 학교·병원 등 아동 다수 수용 시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특히 우려된다”면서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추가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민간 시설을 목표로 한 공격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 사례는 계속 보고되고 있다. 앞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3일 기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이 4889명 숨졌으며, 이 중 어린이는 335명이라고 전했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예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 소말리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서 아동 폭력 사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만 8070명 아동이 숨지거나 불구가 됐으며 2257명이 다쳤다. 주로 급조폭발물(IED)과 지뢰로 인한 피해로 파악된다. 6310명의 소년병들이 징집됐으며, 3945명 아동은 무장조직 등에 의해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 폭력 모니터링 대상 지역 전체로 보면 최소 남아 1만3663명, 여아 5242명이 심각한 폭력 피해를 입었다. 이 중 최소 1600명은 2개 유형 이상의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 폭력 전체 건수는 2만3982건으로 하루 평균 65건 꼴로 심각한 아동 폭력이 발생한 셈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아동 폭력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내년 아동 폭력 주요 가해자 집단을 정리한 블랙리스트에 포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제 점령 지역에서 이스라엘 보안군의 폭력으로 아동 78명이 숨지고, 982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다양한 정파가 모인 ‘무지개 연정’이 들어섰지만 극우 정당 야미나가 국정을 주도하면서 이·팔 갈등은 계속 격화됐다. 불법 유대인 정착촌도 확대되면서 이·팔 주민 간 유혈충돌, 아동 폭력 피해도 늘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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