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3만 7000명 확진, 두 달 새 최다..4차 접종 방향은

이현정 2022. 7. 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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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간 위험도 '중간' 단계로 상향
이달 첫주 BA.5검출률 35.0%
우세종 되면 확진자 증가 속도 가팔라질 것
고위험군 보호 주력하는 전략으로 가야
4차 접종 젊은층 확대 효과는 글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에 들어선 12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지친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 7. 12 박윤슬 기자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2일 3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0시 기준 3만 7360명으로, 1주일 전인 7월5일(1만8136명)의 2.1배, 2주일 전인 6월28일(9894명)의 3.8배나 된다. 지난 1월 말~2월 초에도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이 발생해 3만명대 환자가 10만명대에 이르기까지 보름도 걸리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다음 달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 해제되고 사회활동이 증가하면서 여름철 휴가, 여름 축제 등 여러 이동 증가의 요인들이 빠른 확산세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단장은 또 “면역 감소가 유행 확산의 기저 요인일 것”이라며 “작년에 3차 접종 내지는 4차 접종까지 한 이들의 면역 감소 시기가 도래했다”고 덧붙였다.

●전파력 세고 면역회피 강한 BA.5, 전주보다 6.8%포인트 늘어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5도 지난주 260건 추가 확인됐다. 이달 첫째 주 BA.5 검출률은 35.0%(국내 23.7%, 해외 70.0%)로 전주(28.2%)보다 6.8%포인트 늘었다. BA.5가 언제 우세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당분간 계속 몸집을 불릴 것으로 당국은 예상했다. 올해 초 ‘스텔스오미크론’으로 불리며 대유행을 이끈 BA.2는 원조 오미크론인 BA.1보다 전파 속도가 30% 이상 빠른데, BA.5는 BA.2보다도 전파력이 35.1% 세다는 보고가 있다. 유럽국가와 미국에서도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도 BA.5가 우세종이 되는 순간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BA.5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75가 발생했다. 이 변이는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켜 신화 속 반인반수 ‘켄타우루스’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전파력뿐만 아니라 감염 회피력도 클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직 확산 초기여서 BA.5처럼 새로운 지배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당국은 전국·수도권·비수도권의 주간 코로나19 위험도를 8주 만에 ‘낮음’에서 ‘중간’으로 올렸다. 방대본은 “확진자 발생 및 감염재생산지수의 증가세, 사망자 수의 증가를 고려했다”며 “해외유입 확진자의 BA.5 변이 검출률 급증에 따라 확진자 발생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상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임 단장은 “BA.5의 면역회피 가능성이 기존 델타, BA.2 변이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재감염 사례가 늘 수 있다”고 밝혔다.

다행스러운 점은 BA.5의 중증화·사망률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높다는 보고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증화율이 높지 않다면 고령층 보호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문가 “올 초와 같은 대규모 유행으로 가진 않을 것”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철 재유행이 올해 초처럼 대규모로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5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의 면역이 살아있어 확진자가 서서히 증가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원할 수 있는 방역조치는 거리두기, 고위험군 중심 의료체계 강화, 4차 접종 확대뿐이다. 이 중 거리두기는 국민 피로감으로 수용성이 떨어져 재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4차 접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을 전 국민에게 접종하는 게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백신 접종의 목적은 감염 예방과 중증화율을 낮추는 것인데, BA.5는 백신 면역 회피 능력이 있어 백신을 접종해도 재감염을 피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남은 효과는 중증화율을 낮추는 것인데,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중증으로 악화하는 일이 드물다. 이 교수는 “감염예방 효과가 없으니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까지 4차 접종을 할 것인가는 고민이 필요하다.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하면서 버티다가 개량 백신이 나오면 추가 접종을 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 개량 백신은 오는 10월 화이자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올해 안에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개량 백신을 들여오지 못하면 기존 백신 외에는 다른 무기가 없다. 기존 백신도 접종했을 때 BA.5를 방어할 항체가 전혀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니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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