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변덕'에 11% 폭락..트위터 "계약 파기 유효하지 않아"

노유정 2022. 7. 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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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측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 요청이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고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앞서 계약 파기를 선언하며 트위터가 정보 제공 등 계약 관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계약 파기의 책임을 트위터에 돌린 머스크의 주장을 트위터가 정면 반박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다양한 향후 시나리오가 나온다. 양측이 지난한 법적 공방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지만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거나 제3자가 트위터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위터 주가 급락…머스크 조롱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 변호인단은 지난 10일 머스크 에게 서한을 보내 “트위터는 머스크가 계약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강제할 권리가 있다”며 “지금까지 해왔듯 머스크가 요청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계약 성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성실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변호인단은 서한을 통해 머스크가 계약 이행을 위해 다해야 하는 의무들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짚었다. 이중 머스크가 주로 위반한 것은 ‘거래 관련 내용을 공개할 때 트위터와 사전에 상의할 의무’다. 계약서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측을 비하하지 않는 한 트위터에서 인수 관련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협상 이후 수 차례 트위터를 비난했고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에게 똥 모양 이모티콘도 보냈다. 트위터 측은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57조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조달할 의무, 인수 관련 공시를 준비할 의무 등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트위터 측은 기업 합병법 전문 대형로펌인 왁텔과 립턴, 로즌&캐츠 등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트위터는 수일 내 머스크를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자신이 포복절도하는 사진을 올리며 트위터 측을 조롱했다. 사진에는 “그들(트위터)은 내가 트위터를 살 수 없을 거라 했고, 그 뒤엔 가계정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리고 지금 그들은 내가 트위터를 사도록 법원에서 강제하고 싶어하고, 그러려면 가계정 정보를 법원에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머스크가 계약 파기를 선언한 후 첫 거래일인 11일 트위터 주가는 11.4% 급락해 32.65달러에 장을 마쳤다. 인수가(주당 54.2달러) 대비 39.8% 낮은 수준이다.

 ○‘트위터 공방’ 어떻게 끝날까

시장에서는 이들의 공방의 결말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NBC는 총 8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법적 소송전으로 가면 트위터가 승소할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 번째는 머스크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 델라웨어 법원은 2001년 미국 대형 육가공 업체인 타이슨푸드에게 소고기 납품업체 IBP를 기존 계약대로 주당 30달러에 인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기업 실적이 부진하자 타이슨푸드가 계약을 파기하려 했지만 법원이 인수를 강제했다.

두 번째는 트위터가 승소하되 법원이 머스크에게 인수 대신 트위터에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할 가능성이다. 반면 머스크가 승소할 경우 인수계약은 파기된다.

소송을 하지 않아도 머스크와 트위터가 합의하면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트위터 인수가를 낮춰 재합의를 할 수도 있고, 머스크가 인수 협상 당시 합의한 파기 수수료 10억달러에 수십억 달러를 더 얹어주고 트위터와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법적 공방도 자체 합의도 없으면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첫 번째는 계약서대로 머스크가 파기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머스크가 마음을 바꿔 첫 협상안 대로 트위터를 인수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은 제3자인 백기사가 등장해 머스크 대신 트위터를 인수할 가능성이다. CNBC는 “가장 확률이 낮지만, 머스크가 제시한 인수가(주당 54.2달러)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 제안을 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트위터 이사회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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