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우디 방문, 국제유가 하락 이끌어내긴 어려울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킬만한 유의미한 합의가 도출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13~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우디를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것은 국제유가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 ‘나는 왜 사우디아라비아에 가는가(Why I’m Going to Saudi Arabia)’를 통해 이번 순방 목적으로 중동과 관계 개선, 중동의 안정 외에도 ‘에너지 안보’를 꼽았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유가 상승을 잡아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이 국제유가 안정화에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방문 일정에서 원유 증산과 관련한 유의미한 합의를 도출 해내고, 이에 따라 유가가 추세적으로 안정화되는 것을 가장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원유 관련 합의는 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여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목적이 국제유가 보다는 방위 산업과 기간시설, 청정에너지 등 첨단 인프라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증산 결정 자체만으로는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가능 규모는 하루 100만 배럴을 크게 밑돌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불확실성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차질로 인한 부족분이 하루 300만 배럴 정도로 보고 있다.
오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하루 100만배럴을 크게 상회하는 전격적인 증산과 협력 또는 8월 이후 OPEC+에서의 추가 증산 등을 암시하는 언급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증산 합의를 끌어낸다고 해도 유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벤 케이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생산량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비 여력은 매우 제한되어 있으며 그들은 그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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