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으로 혹한기 보낸 에이스토리, '우영우'로 웃었다..약세장 속 고공행진

김효선 기자 2022. 7. 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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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토리, 이달 4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호평 속 제작사 주목

#김문환(30·직장인)는 퇴근 후 최근 친구가 추천해 준 드라마를 봤다가 생각보다 높은 작품성에 놀랐다.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된 김 씨는 다음 날 주식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해당 작품 제작사의 주식을 샀다. 이 정도 퀄리티면 인기 몰이는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김 씨가 지난 4일 사들인 주식은 6거래일 연속 올라 76%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지난해 드라마 ‘지리산’으로 혹한기를 보낸 에이스토리(241840)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며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천재 변호사’를 실감나게 연기한 배우 박은빈 효과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자 드라마 제작을 맡았던 에이스토리가 주목 받고 있다. 이달 4일부터 11일까지는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에이스토리, KT스튜디오지니, 낭만크루가 제작한 16부작 드라마다. 천재적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지난 달 29일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 박은빈의 실감나는 연기에 시청률은 갈수록 상승했다. 첫 화에서 0.9% 시청률을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4화에서는 최고 시청률 5%대를 돌파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발표한 7월 1주 차(7월2~8일)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OTT와 극장 통합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어모으자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도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작사에 대한 관심은 고스란히 주가에 드러났다.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하루(1일)를 제외하고 에이스토리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해당 기간 주가 상승률은 83.87%로 이 기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위에 올랐다. 이달 4일부터 11일까지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시가총액도 1696억원에서 2988억원으로 1.8배 증가했다.

특히 개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개인은 에이스토리 주식을 95억21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9억800만원, 33억1800만원 순매도했다.

앞서 에이스토리는 지난해 하반기 드라마 ‘지리산’으로 긴 혹한기를 보냈다. 지리산에 대한 실망감은 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10월 20일 52주 신고가(5만300원)를 찍은 후 급락세를 탔다. 지리산이 생각보다 낮은 작품성과 퀄리티 낮은 특수효과(CG) 등으로 혹평을 받자, 같은 달 25일 에이스토리 주가는 19.78% 급락했다.

이후에도 에이스토리의 날개 없는 추락은 이어졌다. 지난 달 24일에는 52주 신저가(1만6050원)를 갈아치웠다. 신고가를 세운지 8개월 만에 주가가 68% 폭락했다.

에이스토리를 비롯한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은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났던 넷플릭스가 거리두기 해제와 구독료 인상 등으로 가입자 수가 줄어들자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KT스튜디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개. /KT스튜디오 제공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에이스토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영우가 자체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해 국내 및 해외에 방영권을 판매하게 돼 수익성이 추가로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부진 등 전방산업 타격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글로벌 시장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7월 말 디즈니에서 방영될 ‘빅마우스’는 제작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는 구조로, 방영 시점부터는 부가 판권(PPL, VOD, 웹툰)도 추가되며 에이스토리의 호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에이스토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자체 IP를 확보해 국내 및 해외에 방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자체 IP 확보 드라마 라인업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올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자체 IP를 원소스 멀티유즈(OSMU)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콘텐츠 확장성 측면에서 성장성이 가속화 될 것”이라며 “자체 IP 라인업 본격화로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간 주가 급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12일 오전 11시 53분 기준 에이스토리는 전날보다 2.71% 하락한 3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7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연일 주가가 상승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에이스토리 주가는 2만91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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