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전기차공장 합의했지만..노조 합의해야 공장 짓는 현대차 현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일 새벽 사측과 신규 공장 건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투자 계획과 같은 내용은 경영진이 발표하지만 현대차는 노조와 합의가 끝나고 나서, 새벽에 이를 발표했다.
이는 현대차가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는 이 단체협약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 노조는 울산공장에서 열린 임금협상 15차 교섭에서 세계 자동차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 비전,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합의서는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자 현대차 최초로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3년 착공하고, 신공장 차종 이관 등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1999년 생긴 현대차의 단협 41조 5항은 '신차종 양산 시 생산량과 투입인력을 조합과 사전 협의해 결정하되 일방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6항은 '신차종의 연구개발기간 및 프로세스 변경 시 사전에 90일 전에 조합에 설명하고 업무량, 인원배치에 대해 조합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이같은 내용을 노사공동위원회를 심의·의결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이 협약은 사실상 현대차의 모든 활동을 노조와 협의 하에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어떤 투자활동도 쉽지 않은 것이 현대차의 현실이다. 노조가 국내공장 신설을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해외 투자도 마찬가지다. 단협에는 '회사는 해외공장 신설, 증설(엔진, 변속기, 소재, CKD 포함) 및 해외공장 차종투입 계획 확정 시 조합에 설명회를 실시하고, 해외공장 신설 및 차종 투입으로 인한 조합원의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고용안정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노조는 정의선 회장이 노조와 상의 없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 지역에 연산 30만대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발표한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차는 노조의 반발에 국내 투자계획을 밝히며 달래기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국내 공장 신설이 노조 달래기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대차가 단협을 개선하려 시도했을 때에도 노조의 반대에 부딫혀 무산된 바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신기술 도입이나 해외 현지공장 설치 등의 문제와 관련, 현재 '노사공동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던데서 '협의'하는 것으로 개정해 경영현안에 대한 회사의 의사결정을 신속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나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이같은 행동이 현대차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결정 등은 온전히 회사의 몫이어야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노조와 모든 일을 협의한 후에 해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가 지금까지 잘 버텼다고 앞으로도 그러라는 보장은 없다"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같은 내용의 단협은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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