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윤 정부, 재벌 대기업 이익에만 골몰" 하반기 투쟁 예고

이혜리 기자 2022. 7.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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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투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를 향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정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노동정책이 나오지 않고 민주노총과의 대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12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투쟁 계획 등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물가 상승으로 노동자·서민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현 정부가 뚜렷한 대책이나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나침반 없는 정부’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한국은 가파른 경제성장에 비해 사회안전망이 빈약해 정부의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지만, 정부는 긴축과 대기업 감세를 추진한다”며 “오로지 재벌 대기업 이익에만 골몰하는 정부 태도는 노동자·서민의 고통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대로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다.

정부와 민주노총의 대화 가능성도 요원하다.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 때 있던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도 사라졌다. 양 위원장은 “보수정권이라고 해서 민주노총이 노정교섭이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틀을 열어놓고 대화할 의사가 있지만 현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요구안을 제시하며 만남을 요구했다.

양 위원장은 “현 정부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노동조합에) 개입하고 포섭하려는 전략을 폈다면 윤석열 정부는 고립과 탄압을 통해 소멸시켜야 하는 존재로 (노동조합을) 인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를 하려면 정부가 기업에 치우친 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신뢰가 형성돼야 하는데, 현 정부는 노골적으로 기업 편을 들고 있다”며 경사노위 참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장 금속노조는 오는 20일 총파업을 한다. 민주노총은 오는 9월24일 하반기 투쟁을 선포하는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 이어 11월12일 10만명의 조합원이 서울 도심에 모이는 총궐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10월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돌봄노동자·청년노동자·특수고용노동자 등 의제별 투쟁을 벌인다.

구체적인 투쟁 의제는 물가 폭등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 정유사 규제와 기름값 인하, 재벌 감세 반대, 노동시간 유연화와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 노동개악 중단, 특수고용·플랫폼·간접고용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노동시장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을 우선과제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노동부가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회에서 (방안을) 준비한다는데, 노동자들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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