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등봉 민간특례 공익감사 청구..오영훈 지사 '일석이조'

강승남 기자 2022. 7. 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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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전 "민간 업자에 과도한 특혜 설계는 문제" 강조
위법성 드러나도 '원희룡 지사' 책임으로 돌릴수 있어
제주도는 12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사업자 선정 논란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가리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2022.6.20/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전임 지사였던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추진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도는 12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사업자 선정 논란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가리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공익감사 청구를 통해 2016년 제주시가 오등봉공원의 민간특례사업을 불수용한 이후 재추진하게 된 이유와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추진 때 비공개 검토 지시 적정성 등을 들여다 봐 달라고 요청했다.

또 민간특례사업 지침 변경 사유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수익률(8.91%) 적절성, 제안심사위원회 구성 및 평가 적정성, 사업자 선정 및 협약체결 등 업무처리 전반에 대한 위법성 등의 여부에 대해서도 따져달라고 요구했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인 제주시 오등봉공원의 일몰을 앞두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제주지사 재직 시절에 추진한 사업이다.

제주시는 2019년 11월13일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제안 공고를 거쳐 2020년 1월30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어 2020년 12월18일 제주시와 호반건설의 특수목적법인인 오등봉아트파크주식회사가 협약을 맺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오등봉 공원 일대 76만4863㎡ 부지 중 9만1151㎡에 지하 2층, 지상 15층, 142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고 나머지 부지는 공원시설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보상은 33.1% 협의 매수됐다. 올해 말까지 수용재결을 포함해 토지보상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원시설은 내년 1월에, 비공원시설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같은 해 6월 착공하고 오는 2025년 12월까지 모든 사업 완료가 목표다.

그런데 사업 추진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현재 공익소송이 진행중에 있다.

지난해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오등봉공원 지키기 도민 공익소송단'은 "민간특례 기준 미충족,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불이행, 환경영향평가서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미반영 등 사업승인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오등봉공원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감사원은 제주도가 공익감사를 청구함에 따라 앞으로 서면조사나 실지조사를 벌여 감사 여부를 판단한다.

감사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이유 없다고 인정되면 각하 또는 기각된다.

감사실시 여부는 감사청구서 접수일로부터 1개월 안에 결정하고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감사를 종결하게 된다.

제주시와 호반건설의 특수목적법인인 오등봉아트파크주식회사가 추진하는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오등봉 공원 일대 76만4863㎡ 부지 중 9만1151㎡에 지하 2층, 지상 15층, 142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고 나머지 부지는 공원시설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것이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조감도.(제주도 제공) © 뉴스1

제주도는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공익감사를 청구했기 때문이다.

또 공익감사 결과 문제가 드러난다 해도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 외에는 사업 추진에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제주도가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은 오영훈 제주지사의 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취임 전부터 "오등봉 민간특례개발사업은 도민사회에서 계속 문제가 제기됐으며, 중앙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다"며 "원칙적으로 사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일부 민간 개발업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주어지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감사 결과 문제점이 드러나면 전임 지사였던 원희룡 장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오영훈 지사 입장에선 손해가 날 일이 아니다.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적 배경 등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며 "새롭게 드러난 문제 사항은 없지만 행정에 대한 도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오등봉공원 논란과 의혹을 한 점 없이 해소하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감사 청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국장은 이어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소송은 실시인가 및 환경영향평가 미이행 등 사업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도에서 청구하는 감사는 행정 진행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소송과는 결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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