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남성들은 여름에 더 먹는다, 이유는 강한 햇빛
흔히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에 식욕이 증가한다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오히려 여름에 칼로리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름 햇빛 속 자외선이 우리 몸이 음식을 더 먹도록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카밋 레비 교수 연구진은 1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여름 햇빛이 피부에서 ‘그렐린(ghrelin)’이라는 식욕 촉진 호르몬을 더 분비시켜 남성의 칼로리 섭취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여름에 남성 칼로리 섭취 17% 늘어
연구진은 피부암을 연구하기 위해 생쥐에게 자외선을 쬐며 먹이 섭취량을 조사했다. 자외선이 피부암을 유발하면 먹이를 덜 먹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자외선이 수컷 생쥐의 식욕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진은 사람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의 정기 건강 영양 조사의 일환으로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심층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은 3~9월에 다른 때보다 칼로리를 17% 더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여성의 식품 섭취량은 연중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렐린 호르몬은 식욕을 직접 촉진하는 유일한 호르몬이다. 그렐린은 위장이 비었을 때 분비된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수컷 생쥐가 파장이 280~320(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인 중파 자외선(UVB)에 노출되면 피부의 지방세포에서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신체 활동 증가에 적응한 현상” 추정
남성에서 채취한 피부 시료에 자외선을 쪼여도 마찬가지로 그렐린 분비가 촉진됐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이 과정을 차단했다. 자외선이 여성의 식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구진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원인을 확실하게 밝히지는 못했다. 자외선이 남성의 칼로리 섭취량을 늘리면 체중도 증가하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아마도 여름에 활동량이 늘어난 데 신체가 적응한 반응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레비 교수는 “피부는 신체에서 가장 큰 장기”라며 “이렇게 큰 장기가 자외선을 통지해 밖으로 나갈 시간임을 감지하는 것은 말이 된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찰, ‘제3자 뇌물수수’ 정장선 평택시장 검찰 송치
- 고려대, 대학농구리그 4연속 챔피언...MVP 문유현
- 대통령실 “기준 금리 내리면 체감 경기에 도움될 것”
- 아내도 중독으로 숨졌다… 유명 병원장, 프로포폴 상습 투약 수사
- 檢, ‘서울대 딥페이크’ 공범 징역 4년에 항소
- “합의 안하고 징역가겠다”...만취 음주 사고 후 생방송한 BJ
- KT, 세계 최초 8K AI IPTV 셋톱박스 공개..."설거지하면 볼륨 자동으로 키워"
- 與 “이재명 1심 선고 생중계해야” 민주 “망신 주기”
- “안전사고 위험”… ‘제주 상징’ 야자수, 골칫덩이 전락한 이유
- 콘서트 같은 해리스 유세, 하루 1800㎞ 움직인 트럼프...경합주서 피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