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뜨거운 여름날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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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 만났던 수달을 뜨거운 여름날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백두대간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강원 강릉시 내 한복판을 흘러 동해(바다)로 빠져나가는 남대천 하류에서 지난 1월 중순 만났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수달을 재회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에 만난 수달은 지난 1월 여명에 남대천 하류에서 만났던 수달이거나 가족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야행성이기 때문에 낮에는 주로 보금자리에서 쉬는 수달을 한낮에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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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추운 겨울에 만났던 수달을 뜨거운 여름날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백두대간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강원 강릉시 내 한복판을 흘러 동해(바다)로 빠져나가는 남대천 하류에서 지난 1월 중순 만났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수달을 재회했다.
이번에는 하류가 아닌 강릉 도심과 접한 곳에서다.
지난겨울 해 뜨는 시간에 빙판으로 변한 모래톱을 껑충껑충 뛰어가던 모습을 멀리서 본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낮에 불과 10여m도 안 되는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만났다.
위장을 하고 탐조 중 갑자기 강변 갈대가 흔들리면서 피라미를 비롯한 물고기 떼가 일제히 물 밖으로 폭발하듯 뛰쳐나왔다.
물고기 사냥을 위해 잠복 중이던 검은댕기해오라기도 깜짝 놀라 날아올랐다.
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가 나타난 것에 대한 당연한 현상으로 보였다.
이곳은 피라미와 미꾸라지 등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이어서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터이기도 하다.
가마우지와 백로, 왜가리, 흰날개해오라기 등도 주변에서 기회를 엿보는 곳이다.
얕은 물을 거슬러 올라온 수달은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는 이빨을 드러내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듯 몸을 흔들어 댔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빠르면서도 느긋해 보였다.
갈대숲을 뒤지기도 하고 바위틈을 비집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불과 5분여 만에 다시 유유히 사라졌다.
이번에 수달을 재회한 곳은 하천 폭이 하류보다 절반에 불과하고 하천과 접한 산책로에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고 조깅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산책로와 불과 10여m 정도로 가깝다.
강릉 최대의 축제인 강릉단오장이 열리는 장소와 인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물고기를 잡는 낚시꾼도 있고 통발이나 어항을 놓는 사람들도 가끔 목격된다.
수달은 먹이 활동을 위해 하루에 10㎞ 이상 이동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에 만난 수달은 지난 1월 여명에 남대천 하류에서 만났던 수달이거나 가족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에도 단독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달이다.
이곳에서 몇 차례 더 목격된 것으로 보아 이미 성장해 단독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야행성이기 때문에 낮에는 주로 보금자리에서 쉬는 수달을 한낮에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수달이 종종 사람들의 눈에 띄는 까닭은 개체 수가 많거나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달의 서식지는 다른 포유동물과는 달리 여기저기 넓게 펼쳐진 '면'이 아니라, 길게 늘어진 '선'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남획, 서식지 파괴, 먹이원 감소, 교통사고 등의 위협 요인에 그물에 걸려 죽기도 해 실제 서식 밀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실제 남대천에서는 지난 2월 적조현상이 나타나고 6월에는 황어 수천 마리가 떼죽음하는 등 오염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이처럼 남대천은 수달이 잘 살기 위한 조건을 갖춘 곳은 아니라 겨우 연명할 정도의 환경수준에 불과한 곳이다.
도심 하천인 남대천이 수달을 비롯한 야생생물과 시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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