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만에 불법 우회전 10여건..'보행자 우선' 첫날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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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이랑 얘기하다가 갑자기 건너는 보행자가 건너려던 사람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운전자의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해누리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의 안내를 받던 트럭 운전자 최연호(47) 씨는 "영업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일일이 다 지키기는 다소 어려울 것 같다"며 바뀐 규정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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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정은 홍규빈 기자 = "옆 사람이랑 얘기하다가 갑자기 건너는 보행자가 건너려던 사람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운전자의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해누리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의 안내를 받던 트럭 운전자 최연호(47) 씨는 "영업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일일이 다 지키기는 다소 어려울 것 같다"며 바뀐 규정을 살폈다.
이날부터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려는 경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보행자뿐만 아니라 건너려고 하는 보행자가 있을 때도 멈춰서야 한다. 또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없더라도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서울 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변경된 도로교통법을 숙지하지 못했거나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지키지 못한 사례들이 속출했다.
경찰이 계도 활동을 벌인 이날 정오부터 30분간 왕복 11차로의 서울 송파구 잠실역 사거리에서는 우회전하려던 차량이 횡단보도에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는데도 일시 정지하지 않은 사례가 10건 이상 발생했다.
교통경찰이 "어떤 걸 위반했는지 아느냐"고 묻자 한 50대 남성 택시 기사는 "멈췄다가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위반 사례가 더욱 빈번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사범대부설초등학교 앞에서는 일시 정지 없이 횡단보도를 지나는 차량이 적발됐다. 경찰은 "신호등이 없어도 무조건 정지한 뒤 주위에 어린이들이 있나 살피고 나서 출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택시 기사 A씨는 '정지한 뒤 보행자가 없으면 진입해도 되냐'고 되물었고, 경찰관은 "서행해서 가면 된다. 만약 보행자가 뛰어오거나 하면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2년 경력 택시 기사 정모(78) 씨는 "나는 운전을 오래 했지만 초보자는 헷갈릴 수 있으니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운전자 입장에선 (법 개정 내용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먼저니까 안전을 위해선 차가 천천히 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행자들은 법 개정을 반겼다.
잠실역 사거리에서 만난 황규완(45) 씨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큰 불편은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얌체 운전자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잘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를 지나던 고삼규(73) 씨는 "운전자들은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싫을 수 있겠지만 보행자 입장에서는 안전해지니까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한 달간은 계도기간으로 도로에서 위반 사례가 발견돼도 벌점이나 과태료 부과 없이 팸플릿으로 도로교통법을 안내하고 있다.
정낙길 송파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차량 운전 시 보행자 안전이 보호되고 법이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교통질서를 잘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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