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마포구청장 "마포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민선 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다]
서울 노면전차의 종착지였던 서울 마포구 마포동의 마포종점에서 열차 모양을 한 버스가 출발한다. 마포 유수지, 맛집이 몰려 있는 용강동 골목, 절두산 순교 성지와 외국인 선교사 묘지를 거쳐 망원시장, 홍대까지 달린다. 번화가를 벗어난 버스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지나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까지 향하는 동안 한강과 맞닿은 8㎞ 수변을 지나친다. 마포의 가장 끝, 난지지구에 도착한 버스는 다시 도심으로 방향을 틀어 경의선숲길로 향한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달 26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마포는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할 때”라며 “민선8기는 지역의 자원을 연결해 먹거리, 볼거리,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로 거듭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방문객이 250만명에 달하는 망원한강공원 등 마포를 찾는 이들이 전역에 흩어져 골목상권에 활기가 생기도록 이 같은 노선의 ‘마포순환열차’(셔틀버스)를 운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포의 크고 작은 공간 자원을 연결해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를 슬로건으로 내건 박 구청장은 “(선거기간) 지역의 변화와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포는 청년 인구가 서울 평균(31%)을 웃도는 35%(지난 4월 기준)이고, 1인가구 비율도 47%에 달한다.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되는 인구 구성을 반영해 청년 IT·창업센터 등 지원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젊음’으로 대표되는 지역의 상징성도 되살릴 계획이다. 우선 경의선숲길 공원에 지하 5층, 지상 1층의 연면적 10만㎡ 주차장을 건립해 홍대 인근 방문객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일대에 지상 화장실도 확보한다. 주차장에는 예술인들이 입주 가능한 공간을 만든다. 그는 “술집과 식당, 옷가게밖에 없다는 홍대에 진정한 즐길 문화가 생길 수 있도록 관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마포의 빠른 변화와 발전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을 살펴보고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는 정책은 최대한 끌어오겠다는 게 박 구청장의 각오다. 그는 “지역 내 49곳, 총 137만6000㎡ 규모의 정비구역이 지정돼 있다”며 “서울시의 신통기획 등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해 노후·불량 주거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대흥역 인근에 형성되고 있는 학원가가 확대될 수 있게 행정 지원도 할 생각이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를 떠나는 이유 가운데 교육 환경이 큰 요소였다”며 “대흥동뿐 아니라 성산동·상암동에도 학원이 유치되면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이 추진 중인 ‘약자와 동행’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방침이다. 마포구가 기존 부서명을 ‘복지국’에서 ‘약자와 동행국’, 줄여서 ‘동행국’으로 바꾼 이유다.
박 구청장은 “선거 때 윤 대통령, 오 시장과 ‘원팀’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정책도 하나가 돼야 진정한 ‘원팀’”이라고 말했다. 임신·출산·산후조리부터 영유아 건강검진까지 도와주는 ‘햇빛센터’와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무상 ‘효도 급식’은 ‘동행’을 위한 공약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경선 과정부터 본선까지 쉽지 않았던 여정”이었다며 “(당선이) 기쁜 것보다 어깨가 무겁고, 고민이 너무 많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1988년 공공 행정 등을 전하는 매체를 발행해 35년간 마포에서 언론사를 운영했다.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온 만큼 “재선, 3선에 연연하지 않는 봉사하는 자세로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청과 거리가 5㎞도 안 되지만 경기도와 경계에 있어 화력발전소, 쓰레기 매립지 등 혐오시설을 들여놨던 장소가 마포였다”며 “구민들이 보상을 받아야 할 때다.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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