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토론회에 의원 45명 '문전성시'..친윤계·당권주자 총출동(종합)
정진석·권성동·김기현과 '상석'에 앉은 安.."정책의총 온 것 같다" 세력 과시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이밝음 기자 = "우리 안철수 대표님과 제가 매우 친한 사이라는 것 꼭 써주세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민·당·정 토론회가 12일 닻을 올렸다. 당내 친윤(親尹)그룹 좌장 격인 정진석 국회부의장부터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기현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50여명이 총출동해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세(勢) 과시를 본격화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첫 민·당·정 토론회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 모두 발언에서 "바로 지금이 윤석열 정부 성공의 분기점"이라며 "당과 우리 대통령실이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당·정 토론회을 출범한 계기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 뒷받침'에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혀 '윤심'(尹心)에 적극 다가선 모습이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역임했던 경력을 내세워 "인수위 시즌2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다시 국민적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토론회 발제자도 대부분 '인수위 출신'으로 구성됐다. 좌장은 안 의원이 직접 맡았으며, 발제는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토론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정대희 KDI 글로벌경제실장이 참여했다.
안 의원은 "정부 출범 100일 내에 못한 것은 임기 5년 내에도 못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정부 출범 100일을 맞는) 8월 말까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골든 타임"이라고 긴밀한 당정 협력을 거듭 주문했다. 당 지도부가 할 법한 '언어'를 구사해 차기 당권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내 친윤계부터 중진·초선까지 45명의 현역 의원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22일 김기현 의원이 '혁신24 새로운미래'에는 46명, 27일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는 58명의 의원들이 몰렸다. 안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 최재형 당 혁신위원장도 이날 자리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안 의원을 '의원님'이 아닌 '대표님'이라고 부른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대표 시절 호칭인데, 대선 후보와 당대표를 거쳤던 안 의원의 '체급'을 인정해,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세(勢) 확장'을 적극 지원했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진석 국회부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기현 의원과 나란히 상석에 앉았다.
김기현 의원은 축사에서 "우리 안철수 대표와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매우 친한 사이란 것 좀 꼭 써달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안철수 대표님은 여러차례 대선후보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국정 전반에 관한 나름의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다"며 "세미나(토론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오늘 정책의원총회에 온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다"며 이날 토론회의 위세를 높였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대선까지 저희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다"며 "안랩이라는 입지전적 기업을 일군 경제인이자 기업가로서 우리가 직면한 경제 위기에 대한 선견지명으로 이 자리를 열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안 의원을 치켜세웠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8월 말이 되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 되는데 그때까지는 어젠다와 비전 세팅을 해놔야 앞으로 5년 동안, 짧게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다"며 "이런 세미나를 시리즈로 기획할 것"이라고 거듭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출범을 차기 당권을 위한 '세력 결집' 포석으로 해석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지금 경제위기가 정말 심각하다. 1997년 외환위기(IMF)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여러가지 토론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인 어떤 것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민·당·정 토론회가 이준석 당대표의 중징계 처분 직후 출범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이것(토론회)을 기획하고 발표를 한 것은 중앙윤리위원회가 (징계) 결정을 하기 훨씬 전이다. 많은 분들의 섭외를 위해 벌써 한 달 전부터 모든 시리즈를 기획한 것"이라며 "그에 대한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하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가 당내 혼란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질문에 "그 문제를 제일 고민하시는 분들은 지금 현재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회가 아니겠나"며 "저는 저대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중징계를 받은 뒤에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사람에 대해 제가 뭘 어떻게 하라는 건가"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안 의원은 향후 토론회를 통해 정립한 정책 과제를 정부와 공유하고, 직접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고물가·고환율 위기를 수차례 강조했다.
안 의원은 "원래 오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책 추진을) 부탁했는데, 오늘 국무회의 시간과 겹쳐서 1차관을 보내 그 내용을 본인이 검토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토론회 내용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아마도 빠른 시간 내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필요한 입법 활동을 통해 정부 개혁, 국민을 위한 개혁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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