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전국 주간 위험도 8주 만에 '중간' 상향
감염재생산지수 1.40..정점 찍은 3월 중순보다 높아
BA.5 검출률 35%로 올라..국내감염 사례는 0.4%p↓
당국, 한국역학회와 항체양성률 조사 돌입..전국 1만 대상
"미진단자 포함 정확한 감염규모 파악..의료수요 예측 가능"
국내 코로나19 하반기 재유행이 가속화되면서, 방역당국이 평가하는 주간 위험도는 8주 만에 전국 모든 권역이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됐다. 한 확진자가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2주 연속 '유행 확산'을 뜻하는 1 이상을 기록했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첫 주(7.3~7.9) 주간 확진자는 11만 1910명으로 하루 평균 1만 5987명이 확진된 꼴이다. 총 5만 9834명의 환자가 발생했던 직전 주에 비해 87%가 급증한 수치다.
앞서 4만 9천여 명이 확진된 지난달 넷째 주를 기점으로 2주째 확산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올 3월 중순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1 미만을 유지했던 감염재생산지수는 1.40으로 지난달 마지막 주(1.05)에 이어 확산 가늠기준인 '1'을 훌쩍 넘겼다. 지난 달 첫 주 최저점(0.74)을 기록하고부터 5주째 상승세다.
Rt값은 향후 유행동향을 내다볼 수 있는 지표인 데다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5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1.40은 하루 확진자가62만여 명에 달했던 3월 중순 당시(1.29)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신규 발생에 뒤따르는 위중증 및 사망자 추이는 다소 엇갈렸다. 새롭게 중증으로 진행된 주간 환자는 48명으로 전주(50명)보다 4.0% 감소했지만 큰 변동은 없었다. 반면 1주간 숨진 사망자는 62명으로 집계돼 34.8%의 증가 폭을 보였다.
다만, 아직은 재유행 초기인 만큼 추후 확산규모 등에 따라 피해는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의 96.8%(60명)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고, 그 중에서도 80세 이상이 과반(54.8%·34명)이었다.
사망자 중 미접종자와 1차 접종자의 비율도 36.7%(22명)로 나타나 '3명 중 1명' 이상은 접종 미완료자로 파악됐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0세 이상 전체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4% 안팎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을 이끌고 있는 BA.5 변이는 국내 감염과 해외유입을 통틀어 35.0%의 검출률을 기록했다. 1주 전(28.2%)과 비교하면 6.8%p 증가했다.
전파경로로 분류하면, 국내 감염사례 검출률은 23.7%로 직전 주(24.1%)에 비해 0.4%p가 오히려 하락한 반면, 해외유입 사례에선 49.2%에서 70.0%로 급등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BA.5 점유율이 오른 가운데 경북권(15.9%→4.5%)과 강원권(19.4%→3.1%)은 지역사회 감염자의 검출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본 임숙영 상황총괄단장은 "BA.5의 국내 검출이 어느 정도 정체기 혹은 감소 경향으로 가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1주간의 검출률 감소만으로 이를 판단하기엔 좀 이르다"며 "해외유입과 관련해선 검출률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같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A.5 검출이) 지난 주에 굉장히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시기에 우세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며 "1~2주 정도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방역당국이 실시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의 표본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유전체 분석량이 전체 확진자의 2.2%로 미국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독일이나 프랑스, 일본 등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기 때문에 '분석량이 적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당국은 기존의 우세종인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도 35.1% 가량 전파속도가 더 빠른 BA.5의 유행이 현재 증가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 지목했다. 또 3차접종 이후 수개월이 지나며 추가접종자들의 면역이 감소한 점,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이동량 증가, 여름철 축제 및 휴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일(13일) 재유행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정부는 전국 단위 대규모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에도 본격 돌입한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달 5일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된 한국역학회와 함께 전국 지자체 및 시·군·구 보건소, 책임대학 등과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한다.
당국은 코로나19에 걸려 생성된 항체 여부를 검사하는 한편 설문조사를 통해 기확진력, 예방접종력, 기저질환력도 조사할 계획이다. 선정된 대상자에겐 조사 안내문과 설명서 등이 우편으로 발송되며, 당사자의 동의를 거쳐 검체 수집과 분석이 진행된다.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로 미진단 감염자를 포함한 정확한 감염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석 자료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대책 수립과 중환자 병상 등 의료수요 예측, 감염취약집단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 등에 활용된다.
질병청 김성순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장은 "1차 조사결과는 9월 초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내 2차조사가 2번 더 있다. 10월과 12월에 검체 분석을 예정하고 있는데 확산 상황을 고려해서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면역 회피능력이 강한 BA.5 확산에 따라, 해당 조사의 의미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확한 감염규모를 파악하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어떤 연령층, 어떠한 지역에서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방역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조사하는 N항체는 (자연감염에만 반응해) 중화항체와는 좀 다르다"며 "(과거) 감염이 됐는지를 파악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8월부터 검체가 분석된다면 이 시점에서의 감염규모를 좀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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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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