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중심' 새 도로교통법 첫날.."스쿨존 횡단보도는 몰랐어요"

기사내용 요약
우회전·스쿨존 횡단보도선 일단 멈춰야…8월부터 단속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우회전 횡단보도에서만 일시 정지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스쿨존에서도 법이 새롭게 적용된 사실은 몰랐습니다."

1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적발된 A씨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보행자 보호 의무가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첫날인 이날 A씨는 보행자가 없는 무신호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를 하지 않아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날부터 1개월간 계도 기간인 점을 안내하고, 이후 법 위반 시 범칙금과 벌점이 부여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이날부터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할 때와 '통행하려고 할 때' 일시 정지를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횡단보도에 발을 디디려 하거나 손을 흔드는 등 운전자에게 횡단 의사를 표시한 때 ▲보행자가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 중인 때 ▲횡단보도를 향해 빠르게 걷거나 뛰어 올 때 ▲고개를 돌려 신호 등 주의를 살피는 행위가 있을 때 등이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선 보행자 유무와 관계 없이 일단 멈춰야 한다.

차를 멈춘 뒤 건너려는 보행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보행 신호가 녹색이더라도 지나갈 수 있지만, 이를 위반할 경우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과 10점의 벌점이 부여된다.

여기에 보행자와 사고까지 낸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인근에서 이뤄진 경찰의 계도 활동에선 우선 멈춤이 익숙하지 않은 몇몇 차량이 습관적으로 횡단보도에 진입했지만, 우회전 시 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는 대체적으로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다만, 신호기가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선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흔하게 목격됐다.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일시 정지를 하지 않았던 또 다른 운전자 B씨는 "법이 바뀐 줄은 알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그랬다"며 "개정안 취지에 공감하는 만큼 많은 운전자가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는 2019년 1349건, 2020년 1071건, 지난해 1031건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2019년 69명, 2020년 49명, 지난해 35명이 숨졌다.

매년 1000여명의 보행자가 도내에서 교통사고로 다치는 만큼 경찰은 이날부터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뒤 보행자 사고 다발지역과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에서 위반행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가 자리 잡으려면 시민의 자발적인 법규 준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와 계도·단속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sh012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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