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된 러시아 탱크, 프라하 시민들 '구경거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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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수도 프라하 시내 중심가에 1968년 '프라하의 봄' 항쟁 이후 54년 만에 러시아제 탱크가 출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툭하면 자국 탱크가 순식간에 프라하, 베를린,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침입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데, 보다시피 이렇게 고철이 된 몰골로만 유럽 대도시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우크라이나가 보여줬다"는 말로 러시아를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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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이어 체코에서도.. "전쟁의 참상 고발"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노획한 러시아제 전차 등 전리품들이 프라하 시가지에 전시 중이다. 러시아군을 대표하는 T-90 탱크를 비롯해 방공무기, 곡사포 등이 구경거리다. 대부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심하게 파손된 모습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는 동시에 침공을 단행한 러시아, 그리고 블라미디르 푸틴 정권을 경멸하고 조롱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T-90 전차가 놀림거리가 되는 건 러시아 입장에선 견디기 힘든 모욕이다. 냉전 시절 소련군의 주력 탱크였던 T-72, T-80 등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T-90은 소련이 해체된 1991년 이후에야 러시아군에 배치됐다. 소련제가 아닌 말 그대로 러시아제 전차인 셈이다.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아 옛 공산권 국가를 비롯해 중동 지역 국가에도 수출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초반 재블린 등 대전차 미사일에 쉽게 뚫리며 망신을 당했다. 개전 후 6월10일까지 러시아군이 잃은 T-90 전차만 최소 20대에 이른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우크라이나 내무부가 기획했다. 체코가 처음은 아니고 앞서 폴란드에서 같은 전시회가 열렸다. 폴란드와 체코는 둘 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들이다. 특히 체코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에 의해 강제로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으며, 1968년 8월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난 이른바 ‘프라하의 봄’ 항쟁은 탱크를 앞세운 소련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진압당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측은 B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방국들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전시회가 입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툭하면 자국 탱크가 순식간에 프라하, 베를린,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침입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데, 보다시피 이렇게 고철이 된 몰골로만 유럽 대도시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우크라이나가 보여줬다”는 말로 러시아를 조롱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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