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1인당 의료 예산' 경상의료비 12% 불과..인권위, 개선 권고

교정시설 진정 건수 중 의료처우 관련만 연간 700건 이상
인권위, 작년 11월 전국 10개 교정시설 방문조사 실시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 뉴스1 (인권위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교정시설 수용자 1인당 의료예산이 국민 1인당 경상의료비의 12%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정시설 내 전문의는 현재 89명으로 정원(117명) 대비 약 25%의 인력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수용자 의료처우 및 건강권과 관련한 진정이 매년 700건 이상 발생했다.

인권위는 12일 전국 10개 교정시설을 방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으며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의료접근권 및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앞서 2018년 8월 법무부에 구금시설 수용자 건강권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을 권고하고 법무부는 교정시설에 의료인력 확충 등의 내용을 포함한 이행계획을 통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교정시설 현실은 열악한 상황이다.

지난해 인권위에 접수된 교정시설 진정사건 중 수용자 의료처우 및 건강권과 관련한 진정은 35%(연 700~800건)을 차지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교정시설의 의료처우 상황과 관련 부산·수원·울산·춘천·전주·소망·청주여자·대전·경북북부·서울 등 전국 10개 교정시설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현재 교정시설 수용자 1인당 의료예산이 우리 국민 1인당 경상의료비의 12%에 불과했다.

또한 수용자 중 정신질환자 비율과 정신과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관련 인력들은 현저히 부족했다. 원격진료 및 수용자 형집행정지 제도 활용 역시 제한적이었다.

아울러 수용거실의 적정온도 기준, 겨울철 온수 공급, 수용자의 실외운동 시간 등 제반 환경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등 교정시설 수용자의 의료 및 건강권 침해가 우려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무부 장관에게 Δ다음 연도 의료예산을 전년도에 실제로 집행한 교정시설 의료예산 수준으로 반영 Δ교정시설 내 전문의사 인력 보강을 위한 대책을 시행할 것 Δ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에 대한 의료처우를 강화 Δ수용 거실의 적정온도 법정화 Δ수용자의 실외운동 시간을 국제기준에 맞게 확대 등을 권고했다.

또한 기획재정부장관에게는 수용자의 의료접근권, 건강권 및 인간답게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교정시설 의료예산 및 의사인력 확대에 필요한 예산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향후 교정시설 수용자의 인권 상황을 계속 확인해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