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입지개선에 인센티브..산업부, 투자 활성화 3종세트 추진
설비투자 막는 규제·입지 문제 최대한 풀고
중견기업 중심 투자 인센티브도 확대 추진
규제부처와 협의 관건..尹대통령 물꼬 틀까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12일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규제·입지 개선과 투자 인센티브라는 투자 활성화 3종 세트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산업부의 윤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산업부 주도의 각종 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이 실효를 거둘지 관심을 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총 337조원 규모의 기업 추진 투자 프로젝트 53건 중 271조원 27건이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이를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업종 분류가 애매해 산업단지 입주에 제한이 있는 기업의 업종 분류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의 협의로 기존 농업진흥지역 내 기업 연구개발센터 건설을 허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업이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투자가 늦어지는 일을 줄이고자 산업단지 내 모든 업종의 입주가 가능한 ‘네거티브 존’ 비율도 현 30%에서 50%로 늘린다. 도박업 같은 특수한 업종을 빼면 최대한 포괄적으로 국내 시설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투자 인센티브도 최대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원천기술이나 국가전략기술 등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적용 대상 세부 기술을 계속 늘리고,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도 추진키로 했다.
이번 공식 보고 자료에는 포함하지 않았으나 산업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설비 투자 세액 공제율 추가 확대도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대기업의 관련 세액 공제율을 현행 6~10%에서 중견기업 수준인 8~12%까지 올리기로 했으나, 산업계에선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30% 수준의 파격적인 세액 공제가 있어야 대규모 설비 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달 5일 기자단 만찬 자리에서 “산업부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기업 설비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며 “기재부에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많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산업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중소·중견·대기업 간 급격한 지원 격차가 기업 성장에 역행하는 인센티브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최소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진 순간 각종 지원이 한꺼번에 끊기는 일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11일 기자들에게 “지난달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는 늘었으나 중견기업은 그대로였다”며 “중견기업에 세제 등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도 적절한 시기에 추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부처 간 협의다. 산업부는 진흥 부처로서 정부 내에서 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지만, 규제나 입지 개선을 위해선 환경부나 고용노동부 같은 규제 성격의 부처와 협의해야 결과를 낼 수 있다. 투자 인센티브를 확대하려도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기재부와의 협의가 필수다.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정부의 기재부인 만큼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는 파격적 세액 공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장 차관은 “과거 산업정책은 정부 역할이 강조됐다면 새 정부의 정책 철학은 민간 역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막힌 제도를 뚫어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유니콘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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