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강국? 삼성·하이닉스 빼면..

세계 100대 ICT 기업 2곳뿐
SDI·네이버·카카오 200위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중심 이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4월1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와 공급망 회복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세계 100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중 한국 기업은 2개뿐이며 하드웨어 쏠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글로벌 기업분석 데이터베이스 에스앤피캐피털(S&P Capital IQ)을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00대 ICT 기업 중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9위)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56위) 2곳이 포함됐다. 미국 기업이 56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 9개, 일본 8개, 인도 4개, 네덜란드 4개, 대만 3개 업체가 100위권에 올랐다.

200대 기업으로 넓혀보면 한국 기업은 삼성에스디아이(114위), 네이버(120위), 카카오(133위)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27개, 일본 17개, 대만 6개가 200위권에 올랐다.

반도체 업종만 따져보면 세계 100대 기업에 한국은 에스케이하이닉스(11위)와 에스케이스퀘어(63위) 2개사가 올랐다. 에스케이스퀘어는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모회사인 투자기업이다. 기술 하드웨어 업종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를 포함하면 3개사다. 반도체 업종 100대 기업에 중국은 41개, 미국은 31개, 대만은 1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200위권으로 넓히면 디비(DB)하이텍(132위), 리노공업(140위), 엘엑스(LX)세미콘(153위), 심텍(185위) 등이 포함됐다.

세계 100대 ICT 기업을 업종별로 구분해보면, 반도체 기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앱 소프트웨어, 데이터 서비스, 시스템 소프트웨어, IT 컨설팅 업체 순이었다. 통신 기업은 국가 기간산업 성격이 강해 국제 비교의 의미가 떨어져 순위에서 제외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상위 5대 업종을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애플 등 하드웨어·스토리지 업종 순위가 4위에서 9위로 떨어지고, 대신에 어도비·줌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100대 기업에 한국은 더존비즈온(74위)과 안랩(82위)이 이름을 올렸다. 이 분야에서 미국은 34개, 중국 32개, 이스라엘 6개, 일본 5개 업체가 100위권에 올랐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이후 하드웨어의 시대가 가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높아졌으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로 보여진다”며 “한국의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여전히 전자부품과 반도체 등 제조 하드웨어 중심이어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그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