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빛' 이미지 공개로 기대감 더 커진 웹 망원경 성과
오늘 밤 성운 이미지와 외계행성 대기 자료도 허블 능가 입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류가 우주에 배치한 가장 강력한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본격적인 과학 관측을 시작하기에 앞서 공개한 '첫 빛'(first light)의 첫 이미지가 앞으로의 성과에 더욱 큰 기대를 하게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준비한 첫 빛 이미지 공개에 앞서 백악관에서 '맛보기'로 선보인 이미지는 웹 망원경의 첫 이미지를 30년 가까이 기다려온 천문학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 이미지에 담긴 은하단 'SMACS 0723'은 약 46억 광년 밖에 은하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은하의 질량이 합쳐져 거대한 중력장을 형성하면서 더 멀리 있는 초기 은하의 희미한 빛을 확대하고 굴절시키는 중력렌즈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주망원경의 대표 주자인 허블을 비롯한 대형 망원경이 자주 들여다보던 곳이다.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로 포착한 SMACS 0723 이미지에는 수천 개의 은하가 담겨 있으며, 선명하게 잡힌 먼 은하 안에는 성단(星團)을 포함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작고 희미한 구조까지 포착돼 초기은하를 가장 상세히 담아낸 것으로 평가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주의 역사에서 기록된 빛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130억 년 전 우주에서 온 빛"이라고 강조했다.
우주를 가장 멀리, 가장 깊이 들여볼 수 있게 제작된 웹 망원경은 138억 년 전 우주가 시작된 뒤 1세대 별과 은하를 관측하는데 주요 목적을 두고 있다.
SMACS 0723 이미지는 아직 그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수십 년간 축적되는 자료는 인류의 시선을 우주 끝으로 인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첫 이미지에 담긴 우주는 운동장에 선 사람이 팔 길이에서 들고있는 모래알갱이처럼 작은 부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설명됐다.
웹 망원경은 총 12.5시간에 걸쳐 서로 다른 파장으로 관측해 이미지를 합성했는데 허블 우주망원경이 수주에 걸쳐 찍은 적외선 이미지 깊이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개의 금 코팅 베릴륨 거울로 구성된 웹 망원경의 주경은 지름이 6.5m로 빛 수집 능력이 허블 망원경(2.4m)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돼 있다.
SMACS 0723 이미지에 담긴 은하들은 웹 망원경이 1세대 은하를 추가 관측하면서 질량과 생성연대, 구성 등을 파악하게 된다.
웹 망원경의 장점은 구름과 먼지를 뚫고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적외선 관측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전망이다.
가스와 먼지 구름으로 된 성간물질인 성운은 별의 산실로 알려졌지만, 관측이 어려워 별의 생성은 깊이 연구되지 못했다. 하지만 웹 망원경이 배치됨으로써 별의 생성부터 소멸까지 전 진화과정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빛 이미지를 공개하는 5개 천체 중에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과 '남쪽 고리 성운'(Southern Ring Nebula) 등 성운이 두 개나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계 행성의 대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1990년대 중반 태양계 밖에서 행성의 존재가 처음 확인된 이래 5천 개가 넘는 외계행성이 발견됐지만, 아직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별을 도는 외계행성의 존재나 별과 떨어져 있는 거리 등은 확인이 가능해도 실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는 확인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웹 망원경은 행성의 대기를 통과한 빛을 분광 분석해 대기 구성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첫 빛' 대상에 포함된 외계행성 'WASP-96 b'의 대기 분광 자료를 통해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역대 최강의 성능으로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밝혀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다 보니 웹 망원경 관측 시간을 할당받으려는 연구진이 줄을 서 관측 시간 따내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상태다.
웹 망원경의 첫 빛 이미지 공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과학 관측에 들어가는데, 첫 해 일반관측(Cycle1 Go)에는 총 266개 프로그램에 약 6천시간이 배정됐으며 41개국 과학자 2천200여명이 행운을 잡았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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