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깊은 속살.."태초의 비밀 풀릴까"

JWST 압도적 규모·성능 '탄성'
나사, 초기 우주 이미지 담은
풀컬러 사진 대중에 처음 공개
135억년 전 우주 관측도 가능
바이든 "우주 탐사, 역사적 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찍은 첫 번째 풀컬러 우주 이미지 사진이 1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우주 사진은 12일 대중에 선보일 우주 천체 5곳 중 일부로, 백악관 미리보기 행사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사전 공개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나사 측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AP]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찍은 태고적 우주 이미지를 담은 풀 컬러 사진이 11일(현지시간) 처음 공개됐다.

나사가 JWST로 촬영해 12일 대중에 전면 공개하는 우주 천체 5곳 가운데 일부다. 미 백악관은 이날 사전 행사를 통해 은하단 ‘SMACS 0723’의 휘황찬란한 이미지를 선보여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들 이미지는 인류가 개발한 우주망원경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JWST로 우주의 가장 깊숙한 곳을 고해상도로 찍은 것이다.

JWST는 지난해 12월 우주로 발사돼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2라그랑주 점(L2)에 안착했다.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지점이다. JWST는 L2 안착 뒤 지구에서 약 2000광년 떨어진 별 모습을 찍어 전송해 나사가 이를 일부 공개한 적은 있다. 그러나 정교한 작업을 통해 풀 컬러로 우주의 깊은 속살을 보여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JWST는 미국과 유럽우주국,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해 공동 개발했다. 이전 허블 망원경과 스피처망원경이 각각 가시광선, 적외선을 기반으로 한 것과 달리 JWST는 초정밀 해상도로 근적외선·중적외선 파장을 포착한다. 근·중적외선은 파장이 길어 우주먼지나 가스구름을 통과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나사는 자료에서 “우주 빅뱅이 시작된 뒤 수억 년 후인 135억년 전의 우주 관측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JWST는 크기와 성능면에서도 압도적이다. 관측 대상의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주경의 지름이 6.5m다. 허블과 스피치망원경은 각각 2.4m, 0.85m다. 주경의 넓이는 25㎡이며, 육각형의 금도금 베릴륨 거울 18개를 벌집처럼 이어붙인 모양을 하고 있다.

주경은 테니스장(21x14m) 크기인 태양광 차광막의 보호를 받는다. 태양광 복사열을 차단, 망원경 쪽은 적외선 열을 포착해 우주 형성 초기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할 수 있는 영하 235도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나사는 이날 공개된 SMACS 0723 이미지에 이어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져 있는 용골자리 대성운(Carina Nebula) ▷1150광년 떨어진 거대 가스 행성으로 2014년 발견된 외계행성 WASP-96b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름이 0.5광년에 달하는 남쪽고리 성운 ▷1877년 처음 발견된 슈테팡 5중 은하 등의 모습을 12일 공개할 예정이다.

나사는 “JWST가 130억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가장 깊고 선명한 적외선 이미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지금까지 찍은 우주 이미지 중 (우주의) 가장 깊은 곳을 촬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학계는 우주의 기원과 외계 행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 등 우주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전체 이미지가 공개돼 전 세계와 공유하면 천문학에 대한 과학기술과 인류 전체를 위한 우주탐사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